[미션 톡!] “다양한 예배공동체 필수… 약자 속으로 가라”

영국 랭커셔주 헤이샴에 있는 성베드로교회 전경. 감소세에 있는 영국 교회 신자 수가 2025년에는 전체 인구의 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뉴시스


“냉엄한 현실에 직면하는 것이 (교회 쇠퇴) 파도를 헤쳐나가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여전히 교회는 믿음의 세계관이 작동하는 다양한 공동체에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교회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하는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복음의 가치를 굳건하게 붙든 신앙 공동체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는 메시지입니다. 이 말은 영국의 에큐메니컬(교회일치연합) 단체인 영국의함께하는교회(CTE) 마이크 로열 사무총장이 ‘영국 교회의 추락을 막는 법’을 제시하면서 꺼낸 얘기입니다. 1930년을 기준으로 영국의 교회 신자 수는 전체 인구의 30% 정도였는데 2000년에는 12%로 뚝 떨어졌습니다. 현 추세대로라면 2025년에는 8%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영국의 기독교 잡지 프리미어 크리스채너티는 최근 로열 사무총장을 포함해 12명의 목회자와 신학자 등 오피니언리더급 크리스천 인사를 대상으로 ‘영국 교회를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한 조언을 실었습니다. 로열 사무총장은 세부 방안으로 흑인이나 이민자, 아시아인 등을 위한 다양한 예배공동체의 필요성을 제시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두드러진 온·오프라인을 겸한 예배도 활발해져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기독교 출판매체인 SCM프레스 빅토리아 터너 편집장은 “포스트모던 성향이 강한 사회 구조 속에서 사고가 유연한 요즘 젊은이들은 경직된 교회 구조에 얽매이려 하지 않는다”면서 “교회 구조와 리더십 변화를 통해 젊은이들의 동참을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자본주의적 마케팅보다는 (기독교 가치를 접목한) 문화를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순수하게 봉사하는 교회가 그것입니다. 터너 편집장의 조언은 전도와 선교의 본질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독교 자선단체인 주빌리플러스(Jubilee+)의 나탈리 윌리엄스 대표는 “(과거 영국 교회의) 부흥은 빈곤층과 노동 계급을 통해 시작됐다”면서 “영국 교회가 다시 부흥을 원한다면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사람들 속으로 다가가 섞이고 돌보고 배우면서 사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양성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 됨을 이룰 때 부흥을 경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교회 본연의 사명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작금의 교회 쇠퇴는 예수님을 사랑하는 법을 잊었기 때문이다” “복음에 대한 예언자적 역할이 부족하다”는 반성도 잇따랐습니다. 영국 교회를 향한 질타와 자성, 권면의 메시지인데 제목을 ‘한국교회의 추락을 막는 법’으로 바꾸더라도 무방하지 않을까요.

유경진 인턴기자,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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