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하나님의 일터] 청와대 앞 예배 10년째… “나라 위해 살라는 기도응답 따랐죠”

예수재단 임요한 대표가 3일 청와대 앞에서 ‘대한민국 살리기 예수전도축제’ 입간판을 가리키며 행사 취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수재단 회원들이 청와대 앞 예배에서 힘차게 찬양을 부르고 있다.


전국을 순회하며 복음을 전하는 임요한 대표.


“여기는 아무 데나 주차하시면 안 됩니다. 딱지 뗍니다.”

기자의 차량 뒤에서 “뒤로, 뒤로”를 큰 목소리로 외치며 주차를 돕는다. 벽에 가까이 후진하니 트렁크를 ‘탕’ 내리쳤다. “됐습니다. 내리세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검게 그을린 얼굴에 밝은색 셔츠를 입은 수염이 덥수룩한 아저씨가 기자를 맞았다. 예수재단 대표 임요한(68·시온산생명교회) 목사. 임 목사는 마이크부터 설치하고 청와대 앞 분수대 인근 예배 장소로 안내했다.

“날씨가 상당히 더워졌네요.” 임 목사가 그늘에 탁자를 설치하고 의자를 건네며 인사를 했다. 호탕한 말투였다. 잠시 안부를 묻고 10년 전 얘기를 시작했다. 그의 목소리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청와대 경호원들과 예배 장소 때문에 많이 다퉜어요. 문재인 정부 마지막 날까지 말입니다. 아직도 경호원들이 밀친 것 때문에 허리에 복대를 하고 다닙니다. 이러다 죽겠다 싶어서 댔는데… 아이고….” 검은 모자를 벗더니 삭발했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그가 삭발하고 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한국교회 탄압에 대한 저항 때문이다. 벌써 세 번째 삭발이다. 그는 “한국교회 예배의 자유와 복음 전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세상 권력도 용납할 수 없다. 종교 자유에 대한 핍박이 있다면 언제든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크게 성장했지만, 세상과 타협한 경우가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지 않았던 경우가 적지 않았고요. ‘예수 사랑’ ‘이웃사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가 청와대 앞에서 예배를 드리게 된 것은 2012년 11월 목회 준비 기도를 하다 강력하게 “나라와 민족을 위해 살라”는 기도 응답을 받은 것이 실마리가 됐다. 청와대 앞을 ‘청와대교회’ ‘예수님 광장’으로 선포하고 10년째 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루 서너 번, 일명 ‘청와대 광야예배’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 정책연구위원과 세계복음화전도연합회 사무총장,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정부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것도 도움이 됐다. 그의 활동은 기독교 진리 수호 운동이 주를 이룬다. 태아도 하나님이 주신 귀한 생명이라고 외치며 낙태반대 운동을 펼친다. 또 동성애를 옹호·조장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한다. 음란 마귀 퇴치 및 간통죄 복원 캠페인도 벌인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에 ‘행복한 대한민국 만들기 예수전도축제’를 개최한다. 전국 순회를 하며 지역 주민에게 천국 복음을 전한다.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거리예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 외국의 인사들이 지나갈 때면 경호원들과 다툼을 하는 일도 왕왕 있었다.

하지만 이제 청와대 광야예배는 지역 주민들도 인정하는 예배다. “아멘”으로 화답 되는 은혜로운 예배로 변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예수재단 회원과 후원자의 기도와 헌신이 큰 힘이 됐음은 물론이다. 서대천(홀리씨즈교회) 김봉준(아홉길사랑교회) 목사도 후원자다. 하루 세 번 예배에 참석하는 이마다 나라와 민족, 한국교회 성장을 위한 기도와 함성으로 뜨겁다.

“청와대는 이제 전도의 황금어장입니다. 예수 복음을 듣는 이마다 기쁨으로 가득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한국교회를 핍박한다면 집회 장소는 다시 용산 대통령실로 바뀌게 될 것입니다.”

임 목사는 지난달 30일 ‘2022 제11회 국민일보 미션워어드’ 상을 받았다. 하나님 말씀과 진리 수호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청와대가 개방된 후 더욱 전도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1월 위암 수술까지 받았지만, 기도 가운데 말끔히 나았고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는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할 때마다 당당하게 “예수 믿으라”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사람들이 종종 “혼자 하느냐. 어떻게 생활하느냐”라고 질문하면 조용히 집게손가락을 들어 위를 가리킨다.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뜻이다.

“제가 참여한 투쟁들이 좋은 성과를 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기도와 관심 부탁드려요. 한국교회가 소외된 이웃을 더욱 정성스레 섬기고 더 크게 성장하길 기원합니다.”

임 목사의 목소리에 힘이 솟는다.

글·사진=유영대 종교기획위원 ydy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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