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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뻐끔은 독’ 경고도… 전세계, 담배와 ‘독한 전쟁’

세계 금연의 날인 지난달 31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시민들이 산소호흡기를 쓴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남성의 모습이 인쇄된 금연 인식 포스터 옆에 서 있다. 세계 금연의 날은 매년 5월 31일로 올해의 주제는 ‘담배: 우리의 환경을 위협합니다’였다. 신화뉴시스


전 세계가 ‘담배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담배를 기호식품으로 여기던 과거와는 달리 세계 곳곳에서 담배를 완전히 금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고 있다. 개인의 생명권에 악영향을 미치고, 어마어마한 사회경제적 비용 손실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더 이상 담배를 개인의 선택으로만 볼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전 세계는 ‘무흡연 사회’를 장기적 목표로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고 있다. 손꼽히는 ‘금연정책 선진국’인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담배 한 개비마다 금연 문구를 새기는 담배 규제안을 검토 중이다.

담배에 새겨질 문구는 ‘모든 뻐끔에는 독이 있다(Poison in every puff)’가 가장 유력하다. 캐나다 연방정부의 캐럴린 베넷 정신보건부 장관은 “담배 개비에 건강과 관련한 경고를 추가하면 이 중요한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더 확실하게 전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담배에 관한 부정적 정보를 최대한 제공해 흡연 자체가 손해라는 인식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서 캐나다는 담뱃갑 경고 그림을 2001년 최초로 도입했다.

미국 정부는 담배의 니코틴 농도를 중독성을 띠지 않는 수준까지 낮추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다음 주에 담배 규제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담배의 니코틴을 줄이는 정책에 대해 1년 넘게 고민해 왔는데, 자국에서 매년 48만명 이상이 담배 유해물질과 관련한 질환 등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산 결과가 나오자 칼을 빼 들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금연정책도 세계적인 추세다. 뉴질랜드는 올해 안으로 2027년부터 담배 판매 연령을 18세에서 매년 한 살씩 올려 2008년 이후 출생한 사람은 담배를 사지 못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2048년이 되면 40세 이상, 2058년이 되면 50세 이상만 담배를 살 수 있게 된다. 사실상 다음 세대에게 담배 판매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영국도 담배 구매 가능 연령을 매년 한 살씩 올려 현재 청소년 세대는 성인이 된 이후에 아예 담배를 못 사게 만드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영국 정책 권고 보고서에는 담배를 살 수 있는 나이를 현재 18세에서 매년 한 살씩 올려 최종적으로는 전면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유럽 내에서 담배에 가장 관대한 문화를 가진 스위스도 최근 담배 규제에 나섰다. 스위스에서는 지난 2월 청소년이 볼 수 있는 공공장소에서 담배 광고를 금지하는 법안이 국민투표로 통과됐다. 스위스에서 담배산업이 매년 60억 달러(7조1982억원)의 경제적 가치와 1만1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해 왔음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우리나라의 담배 규제도 점점 더 강해지는 추세다. 금연구역 지정 및 확대와 함께 담뱃갑 포장 규제는 해마다 강화돼 왔고, 2019년부터 전자담배에도 혐오 사진을 부착하게 됐다. 담뱃값은 1994년 이후 7차례 인상했고, 가장 최근의 인상은 2014년이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담뱃세를 물가와 연동해 꾸준히 담뱃값을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럽담배규제전략(ESTC)은 물가상승률이나 소득상승률을 웃도는 수준으로 담뱃값을 높이도록 권고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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