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하나님을 붙잡으라



신앙은 ‘건넘의 사건’입니다. 노예에서 자유인으로 건너는 사건, 죽음에서 생명으로 건너는 사건, 죄인에서 의인으로 건너는 사건입니다. 그러나 신앙의 여정이 일회성 건너는 것으로 끝나는 건 아닙니다. 성숙의 여울과 강들을 건넙니다.

파란만장한 인생의 강들을 건넌 사람 중 야곱이 있습니다. 그가 건넌 큰 전환의 강은 얍복강이었습니다. 야곱이란 이름의 뜻은 ‘(남의)발꿈치를 잡는 자’ ‘속이는 자’입니다. 요샛말로 남의 뒤통수 치는 자였습니다. 뒤통수치는 자는 비겁합니다. 야곱은 형 에서와 아비의 뒤통수를 치고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야반도주합니다. 20년 종살이 끝에 라반을 피해 또다시 도망칩니다. 길르앗에서 잡힌 그는 다행히 라반과 언약을 맺고 가나안으로 향합니다. 도망자의 발걸음이 희망의 발걸음으로 바뀌는 것 같지만 그 발걸음 앞에 강이 나타났습니다. 얍복강입니다. 그 강은 건너지 못할 장애가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깊고 높은 장애는 에서였습니다. 에서는 400명의 무장 군사를 끌고 오고 있었습니다. 야곱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온 가족이 몰살당할 위기를 만난 겁니다.

오늘 본문에선 야곱이 모든 식솔을 얍복강을 건너게 한 다음 홀로 남았다고 합니다. ‘홀로 남았다’는 뜻은 에서와 맞닥뜨리기 전 홀로 해결할 일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어떤 사람’과 만나는 일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창 32:30, 호 12:3~4)은 하나님의 사자, 곧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과 밤새 죽기 살기로 씨름했습니다. ‘씨름하였다’는 건 야곱이 씨름하듯 하나님께 매달려 처절하고도 필사적으로 간구했음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야곱과 우리에게 문제 해결의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바로 ‘홀로 씨름’입니다. 인생에 닥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첫 발걸음이자 문제를 푸는 첫 단추입니다.

야곱은 자기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만이 해결하신다는 확신을 했습니다. 하나님을 꼭 붙들어야 자신이 살 수 있음을 깨닫고 모든 걸 다해 하나님을 붙잡았습니다.

야곱이 하나님께 문제해결을 받고자 비지땀을 흘릴 때 이미 문제해결은 시작됐습니다. 하나님과 씨름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자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천사와 씨름했다는 말은 기도했다는 뜻입니다.

또한 신앙인이면 죽느냐 사느냐의 절박함을 갖고 기도해야 합니다. 야곱은 환도 뼈가 탈골돼 고통스러운 상황에도 날이 샐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자에게 매달렸습니다. 자신을 축복하지 않으면 ‘당신을 결코 보내 수 없다’며 축복을 간구했습니다. 이로 인해 자신의 이름은 ‘이스라엘’로 바뀌었고 인격이 바뀌었으며 축복도 함께 받았습니다.

이스라엘로 변화되기 전 야곱은 가족 중 덜 사랑하는 순서대로 에서를 맞게 하는 철저히 ‘야곱적인’ 인물이었습니다. 변화된 야곱은 그들보다 앞서 나가 일곱 번 땅에 몸을 굽히며 에서를 맞이합니다. 에서의 눈에 야곱은 더는 자기를 속이고 장자권을 가로챈 원수가 아니었습니다.

얍복강변의 뜨거운 형제간 화해는 전날 밤 홀로 하나님과의 씨름에서 비롯했습니다.

밤새 홀로 씨름하다 사기꾼인 자신을 시인하고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내니 새 아침이 밝았는데 성경은 그 아침을 ‘브니엘의 새 아침’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체험을 해야 합니다. 브니엘의 체험을 해야 합니다.

도저히 건너지 못할 강이 있습니까? 축복하실 때까지 하나님을 붙잡고 놓지 않을 때 반드시 주의 능력으로 승리할 것입니다.

정연호 목사(이스라엘 홀리랜드대학교)

◇정연호 목사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인 이스라엘의 홀리랜드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이 학교는 유대인의 히브리적 사고를 성경에 기록된 언어로 이해하도록 돕는 고등교육기관이다. 1986년 설립돼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기독교 학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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