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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 선점 ‘별들의 전쟁’



구글이 증강현실(AR) 글래스에 재도전한다. 애플, 메타, 삼성전자 등에서 AR과 관련한 움직임을 하나둘 구체화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직원들과 일부 검증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AR 글래스 시제품 테스트를 소규모로 진행한다. 시제품에는 외부를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가 렌즈에 장착돼 있다. 카메라와 마이크도 탑재됐다. AR 글래스를 통해 확보된 이미지 데이터는 메뉴판을 번역하거나 커피숍 가는 길을 보여주는 등의 용도로 활용된다.

단, 개인정보 보호 등을 이유로 이번 테스트에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 기능을 제한한다.

구글은 2024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 아이리스’라는 AR 헤드셋을 개발 중이다. 스키 고글과 유사한 디자인에 배터리 내장형 제품이 될 전망이다. 구글은 2013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AR 기기 ‘구글 글래스’를 내놓았었다. 하지만 낮은 완성도와 비싼 가격 등으로 비판을 받았고, 2015년 조용히 단종했다. 구글로서는 AR 헤드셋 시장에 재도전하는 셈이다.

구글이 속도를 내는 것은 ‘메타버스’로 대표되는 차세대 인터넷 논의가 본격화하고 기업들 움직임도 구체성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내년 초에 AR 헤드셋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시제품 공개 등의 준비를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메타는 지난 6월에 인간 망막이 보여주는 해상도를 구현한 VR 헤드셋 ‘버터스카치’를 선보였다. 버터스카치는 현재 시판 중인 VR 헤드셋 ‘퀘스트2’보다 약 2.5배 뛰어난 해상도를 구현한다. VR 헤드셋으로 보는 화면이 현실 세계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으면 VR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변곡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메타는 이밖에도 고급형 VR 헤드셋 ‘프로젝트 캄브리아’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기기 출시를 공식화한 삼성전자는 최근 삼성리서치 VR랩 책임자로 메타 자회사 오큘러스VR 출신인 윤가람 상무를 영입했다. 삼성전자 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은 “삼성전자만의 메타버스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AR 기기의 시장이 본격적으로 꽃을 피을 수 있을지에는 인플레이션, 경기 침체 같은 외부변수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애플이 긴축경영에 들어가기로 했지만, AR 헤드셋 신제품 출시에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하지만 AR 헤드셋이 2000달러(약 260만원) 이상의 고가 제품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초기 제품인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이 선뜻 지갑을 열지 미지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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