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기쁨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표지



우리가 흔히 ‘알아야 면장을 한다’는 말을 하는데 이것이 면의 행정을 주관하는 면장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것은 그런 뜻이 아니라 免(면할 면) 墻(담 장), 모르면 담장을 앞에 둔 것처럼 전혀 볼 수 없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지향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장차 먼 미래에 가게 될 나라 정도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요. 그런데 신약성경을 근거로 볼 때 하나님 나라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때 이미 임했고, 오늘도 우리에게 임하고 있으며, 아울러 장차 예수님의 재림과 함께 임하실 나라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나라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개념이 공존하는 나라입니다.

마가는 공생애를 시작하신 예수님에 대해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막 1:15)고 기록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하신 복음의 핵심이 이 하나님 나라의 선포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여, 세상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 되게 하는 것이 핵심 가치요 목표라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나라는 먹는 것과 마시는 것이 아니요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고 표현한 것을 보면 하나님 나라는 안 먹고 사는 나라라는 뜻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말하는 이 하나님의 나라는 앞으로 이루어질 미래의 나라보다 현재 이루어지는 현세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임하는 하나님 나라는 교회를 비롯한 그리스도의 왕권이 적용되는 모든 영역이 다 포함됩니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는 세상 나라와는 달리 육신의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선 더 높은 차원의 나라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는 하나님 나라의 중요한 핵심에 대하여 성령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로움을 먼저 언급합니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의미하는 이 의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씨앗과 같아서 예수님 안에서 하나님의 의를 받기만 하면 나무가 무성하게 성장합니다.

이처럼 하나님 나라는 의로움이라는 씨앗으로부터 자라서 우리에게 평강의 열매를 맺게 해 줍니다. 모든 것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으로 더불어 화평을 누리게 될 때 이 나라는 우리의 경험 가운데 희락을 선사합니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항상 기뻐하고, 쉬지 않고 기도하며, 범사에 감사하게 되는 것입니다. 세상 나라의 백성들은 좋은 일이 있을 때만 피상적으로 기뻐하며, 그 기쁨이 언제 사라질지 알지 못하기에 불안해하고 염려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나라 백성들이 항상 기뻐할 수 있는 것은 이 기쁨이 성령 안에서 의로움과 평강 속에 산출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스리시는 통치 영역인 하나님의 나라, 즉 교회는 먹고 마시는 육신의 기쁨과 만족만을 추구하는 곳이 아닙니다. 우리의 입을 통한 모든 말과 행위로 파생되는 삶 전체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의와 화평과 기쁨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을 자기의 삶에서 드러내는 존재’임을 알고, 삶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보여주는 성도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장덕봉 목사(서울 새행로교회)

◇장덕봉 목사는 공군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침례교 목사로서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원(D Min)을 거쳤고 침례신학대학교에서 겸임교수로 강의를 했습니다. 국민일보 출판 ‘아주 특별한 부르심’의 저자이며, CTS 라디오조이와 FEBC 극동방송에서 ‘인문학칼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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