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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벽 실감했지만… 당당히 맞선 남자배구

한국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임동혁이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챌린저컵 3-4위 결정전 체코와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때리고 있다. 임동혁은 이날 경기 최다 득점인 33점으로 한국의 3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이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챌린저컵을 3위로 마무리했다. 목표했던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2년 반 만에 치른 국제대회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배구 대표팀은 31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챌린저컵 3-4위전에서 체코를 풀세트 접전 끝에 3대 2(25-19, 25-16, 24-26, 23-25, 22-20)로 꺾었다. 라이트 임동혁이 33점을 내며 경기 최다 득점을 올렸고 임성진 신영석 최민호가 각각 15점 10점 9점을 기록하며 힘을 보탰다.

전날 튀르키예와 4강전 0대 3 셧아웃 패배로 결승행이 무산된 대표팀은 이날 임동혁 임성진 박경민 등 젊은 선수를 중심으로 체코전에 나섰다. 한국은 1·2세트를 큰 점수 차로 가져오며 낙승이 예상됐다.

체코는 리첵 마틴, 소톨라 마렉 등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반격에 나섰고 3·4세트를 가져가며 국제대회에선 만만한 팀이 없음을 확인시켰다. 특히 4세트에는 블로킹만 5개 헌납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한국은 패한 세트에서도 허무하게 끌려가지 않고 끈질긴 추격으로 체코를 괴롭혔다.

마지막 5세트에선 대역전극이 펼쳐졌다. 13-14로 매치포인트를 내주며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했지만, 희망을 놓지 않고 듀스를 계속 만들었다. 마침내 21-20 매치포인트를 처음 가져왔고, 한국 수비를 의식하게 된 마렉의 공격이 사이드라인을 벗어나면서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임 감독은 “몸 관리를 해야 할 시기에 대표팀 대회 준비를 하는 게 쉽지 않은데 가장 선배인 한선수부터 막내 박경민까지 열심히 잘해줘 고맙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젊은 선수들이 잘해줘 고무적”이라며 “경험을 통해 자신감도 얻고 자기 스스로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깨닫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종의 미’를 거뒀으나 24년 만의 올림픽 진출 도전은 사실상 좌절됐다. 세계랭킹 24위 안에 들어가야 내년 예정된 2024 파리올림픽 예선전에 참가할 수 있지만, 챌린저컵 우승에 실패하면서 상위 대회인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로 승격해 랭킹포인트를 쌓을 기회를 놓쳤다. 이번 대회 우승은 결승전에서 튀르키예를 3대 1(25-17, 23-25, 25-20, 25-20)로 꺾은 쿠바에 돌아갔다. 쿠바는 2023 VNL 출전권을 획득했다.

발전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성과다. 직전까지 VNL에서 뛰던 호주, 세계랭킹이 우위인 체코(24위)에 승리했고 튀르키예에는 셧아웃 패배했지만, 내용 면에서 밀리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특히 영건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허수봉이 호주·튀르키예전에서 경기 최다득점을 하며 세계에 통할 공격력을 선보였다. 임동혁 임성진 박경민도 체코전에서 맹활약하며 승리에 일조했다.

안정된 서브리시브와 공격루트 다변화 등 숙제도 남았다. 임 감독은 “여기(국내에) 있으면 선수들이 테크닉 없이 위에서 (공격을) 때릴 수 있기 때문에 바꿀 필요가 없지만, 상대가 외국이라면 다르다. 연습만으로 되는 게 아니라 부딪치면서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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