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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호텔과 주거의 접목Ⅰ



호텔 같은 집에서 살고 싶다. 집 같은 호텔에 머물고 싶다.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생각이다. 뜻밖에도 이미 호텔은 주거 공간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른바 호텔과 주거의 접목이다. 국내에서는 시작 단계지만 해외에서는 진작부터 활발하다. 호텔 브랜드 레지던스가 그것이다. 정문에서는 도어맨이 문을 열어주고, 매일 전문 인력이 청소해준다. 호텔 조식은 곧 나의 아침이다. 우아함의 극치다. 미국에서는 ‘리츠칼튼 레지던스에 산다’고 하면 한 번 더 쳐다본다.

차별화된 공간에서 누리는 최상의 서비스는 자본주의에서 선택 가능한 최상의 삶이 아닐까. 이런 삶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그 수요를 드러내듯 유명 럭셔리 호텔 브랜드에 이어 다양한 등급의 호텔이 레지던스 운영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2024년 베트남 호찌민에 오픈 예정인 JW 메리어트와 메리어트 브랜드의 4200세대, 즉 세계 최대 규모의 오피스텔은 그 자체로 매우 상징적이다.

국내에서도 시도는 이뤄지고 있다. 유명 건설사 아파트 브랜드가 선도한다. 굳이 이름을 대지 않아도 떠오르는 그 브랜드가 맞다. 조식 제공, 차별화된 커뮤니티시설 등을 통해 수요자의 눈길을 끌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하지만 브랜드 시작이 건설사냐 호텔이냐에 따라 근본적인 차이가 존재한다. 하드웨어 중심의 풍토에서 출발한 아파트 브랜드들은 거주자의 편안함을 중심으로 사고해야 가능한 고차원의 서비스를 따라잡기가 아무래도 어렵다. 최상의 서비스를 위한 치열한 고민의 경험이 부족해서다.

호텔은 고객의 더 나은 편안함을 집요하게 추구한다. 그렇게 축적된 고민과 성취한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런 서비스의 집약을 주거라는 공간적 특성에 접목한 것이 호텔 브랜드 레지던스다. 튼튼한 집을 짓는 것을 우선순위에 놓았던 건설사가 단기간에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물론 긍정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 단계에서 서비스 접목을 염두에 둔 노력이 포착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하드웨어 중심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으니 아직은 과도기 단계라고 말할 수밖에 없겠다. 서울 강남에 혜성처럼 등장한 이른바 ‘고급 주거’도 예외는 아니다. 해외 유명 디자이너가 개발에 참여했다고 하고, 이탈리아 상위 브랜드 주방 설비, 자동 센서가 달린 고급 옷장에 말 그대로 호텔 같은 욕실까지, 모델하우스에 가보면 여기가 한국이 맞나 싶을 정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여전히 하드웨어일 뿐이다. 세탁에서부터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수요자 맞춤 서비스가 제공된다고는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장벽과 마주하고 있을 것이다. 아직 이런 방식의 운영을 해본 경험이 국내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자, 그렇다면 진정한 의미의 고급 주거를 위해 호텔리어들은 어떤 부분을 더 보완해야 할까. 답은 각자가 찾아야 하겠지만 지금이 그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점은 분명하다. 지금 당장, 그것도 치열하게.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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