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사랑이 없으면



우리 안에 사랑 없이 행하는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사랑 없이 교제를 할 수도 있고 사랑 없이 봉사를 할 수도 있고 사랑 없이 구제를 할 수도 있습니다. 기독교의 대명제가 사랑임에도 사랑 없이 행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대할 때마다 ‘이래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교회 안에는 사랑의 말들로 가득한데 정작 그 안에서 우리들은 왜 사랑을 실천하며 살지 못하는 걸까요.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문제는 성령의 은사를 받았는데 그 은사를 잘못 이해하고 잘못 사용한데 있었습니다. 은사는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각 개인에게 주신 것입니다. 사람을 보고 주신 것도 아니고 중요도를 따질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들 가운데 이런 것들로 논쟁이 벌어진 겁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중요한 은사들이 나름대로 서열이 결정되고 교만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면서 교회 공동체에는 분열과 분쟁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들의 문제를 ‘사랑 없음’으로 결론지었습니다. 그래서 사랑이 없는 그들의 은사 사용을 강하게 질책했습니다. 1년 6개월 동안이나 머물면서 열심히 가르친 교회에서 분쟁이 일자 그의 마음은 심란했을 겁니다. 사랑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교회 공동체 내에서 사랑이 없어서 문제가 발생했으니 찢어지는 마음으로 ‘사랑의 섬김’에 대한 눈물의 편지를 썼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하면 뭐합니까. 사랑이 없으면 그냥 악기에 불과한 겁니다. 예언하는 능력을 받아서 하나님의 놀라운 비밀과 지식을 알면 뭐합니까?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바울이 본문에서 사용한 사랑은 ‘아가페’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성도들을 대하라는 겁니다. 사랑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라’는 바울의 말은 울리는 꽹과리처럼 들렸을 겁니다. 가장 기본적인 사랑도 실천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을 실천하라는 말입니까.

그런데도 바울이 왜 사랑을 강조합니까. 사랑하는 성도들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기를 바라는 목회자의 간절한 심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발 그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겁니다. 바울이 목회할 때의 그 ‘순종적이고 믿음 좋은 교인들’로 돌아가서 하나님의 사랑의 마음으로 서로를 섬기고 ‘사랑의 공동체’로 세워나가라는 안타까운 외침인 겁니다.

목회 초년병 시절에 영아,유치부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교사들이 13명 정도 있었는데 그중 한 교사가 지금도 제 기억 속에 오래 남아있습니다. 여드름이 있는 20대 초반의 남자 청년 교사였습니다. 아이들이 오면 항상 밝은 얼굴로 맞이하고, 성경 공부를 하러 아이들이 모이면 옆자리 아이들의 손을 잡고 미간에 주름까지 잡아가면서 아주 열심히 기도를 해줬습니다. 아이들은 성경 공부 시간에 따분해하거나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있는 도구를 미리 준비해 그 시간을 무척 재미있는 시간으로 만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도 그 교사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사랑으로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랑의 행함’입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기초한 사랑의 실천이 ‘사랑의 은사’로 나타나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들에게 주시는 모든 능력과 은혜는 다 하나님의 일을 하라고 주신 겁니다.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문제는 성령의 은사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경은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나님이 우리들에게 말씀하시고자 하시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랑이신 하나님의 자녀답게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가서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를 잘 세워나가는 우리들이 되어야 겠습니다.

최윤희 강북동성교회 목사

◇강북동성교회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의 건강한 지역 복음화와 문서선교 사역에 힘쓰는 공동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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