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 최우선 실천하는 공동체 美 매리너스교회의 대원칙은… 이웃이 원하는 사역 귀 기울여 실행하라

라쿠엘 무노즈(왼쪽 두 번째)씨를 비롯한 매리너스교회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있는 교회 내 푸드 팬트리에서 이웃들에게 전달할 식품을 정리하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수원 다세대주택에 살던 세 모녀가 질병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국교회의 돌봄 사명이 시급히 요청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적극적 자원봉사로 이웃을 돌보는 한 미국교회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매리너스교회(Mariners church)는 대표적 대형 교회 중 하나다. 어바인은 부유한 백인층이 사는 전형적인 신도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교회는 성도들이 안락한 환경에 머물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소외된 이웃을 찾아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발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찾은 교회의 푸드 팬트리에는 1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교회는 인근 지역에서 끼니를 이어가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무료로 각종 식품을 제공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라쿠엘 무노즈씨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열리는 푸드 팬트리에는 총 10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함께 일한다”며 “코로나 이전에는 사전 등록한 이들이 직접 와서 물품을 골라 갔지만, 지금은 자원봉사자들이 물품을 포장해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드 팬트리에는 육류 과일 채소를 비롯해 빵 우유 치즈 달걀 등 다양한 식품들이 쌓여 있다. 모두 교회 성도들이 가져오거나 주변 대형마트가 기부한 것들이다. 교회는 지난해에만 2만2036개 가정에 6만599개의 식품 상자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돌볼 사람이 없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멘토링 하는 ‘라이트하우스’ 사역과 위탁 가정 사역, 교도소 재소자와 그 가족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사역 등이 모두 성도들의 자원봉사로 이뤄진다. 그중 라이트하우스 사역은 30여년 역사를 가지고 인근 산타아나와 오렌지 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마약 중독자와 갱들로 어린아이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지역이다. 교회는 이곳에 라이트하우스 센터 3개를 세웠고 자원봉사자들이 주중에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니콜 테이트 자원봉사 디렉터는 “70여명의 봉사자들이 130여명의 아이들과 방과 후 활동을 하고 작은 파티를 열며 예수님을 전하고 있다. 우리는 아이들이 보호받고 있고 새로운 가족이 곁에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며 “어린이 사역은 결국 가정을 회복하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기에 보람 있는 일이다. 지역 주민이 원하는 사역에 귀 기울여 듣고 실행하는 것이 교회 자원봉사 사역의 가장 큰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교회는 20~21일 ‘자원봉사 엑스포’를 열고 성도들이 동참할 수 있는 사역을 소개하는 등 더 많은 이들이 섬김의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꾸준히 돕고 있다. 담임 에릭 가이거 목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은사는 자신이 아니라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것”이라며 “타인을 섬기는 일에 은사를 사용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를 쓰시는 방법을 알게 된다. 성도들이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면서 자신들의 열정을 깨닫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어바인(미국)=글·사진 박용미 기자 m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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