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강국창 (15) 신앙으로 용기와 패기 충전하고 ‘제2 창업’ 도전

강국창(앞줄 가운데) 장로가 1988년 5월 인천공장 준공식 때 참석자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이제 정말 일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믿음이 생겼을 때, 나는 그 자리에 엎드려 감사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이것이 하나님의 방법이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로 하여금 큰 돈을 만지게 됨으로 교만하지 않게 하시고, 자그만 능력에 의지하여 자만하지 않게 하소서. 오로지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순종토록 인도하소서.” 이 기도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업을 다시 일으키려고 하니 모든 환경이 여의치 않았다. 도시바의 의리 덕분에 어느 정도 생활은 할 수 있었지만 사업을 하기엔 필요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당장 기계와 공장이 필요했다. ‘그래, 다시 해보자. 하나님도 도와주시겠다고 하셨잖아.’ 의지가 생기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공장을 차릴 자금이었다. 작은 하꼬방(판잣집)이라도 빌려야 기계를 돌릴 수 있는데, 자금이 마땅치 않았다. 돈 얘기만 꺼내면 인색해지는 것이 친구 사이이기에 친구들에게는 말도 못하고 있던 차, 어느 날 한 친구와 만나게 됐다. 그는 정신을 차린 나를 보며 반가워했다. 내친 김에 나는 사업을 다시 해보려 한다는 말을 전하며 어렵게 돈 얘기를 꺼냈다.

“얼마나 필요하니?” “아무리 작은 공장이라도 임대료가 상당하더라고.” “강 사장, 지금 내가 가진 돈은 700만원이다. 이거면 되겠냐?” “되고 말고. 정말 고맙다. 내가 정말 이 은혜는….” 목이 메어 더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사람이 가장 어려울 때 돕는 것이 가장 힘들다. 성경은 바로 그 어려울 때 먼저 도울 것을 말씀하신다. 친구는 그런 행함 있는 믿음을 보여주었고, 나는 고마움을 잊지 못해 친구 이름인 신동춘의 ‘동’과 내 이름 국창의 ‘국’을 한자씩 따서 ‘동국전자’라는 회사명을 짓고 공장을 다시 열었다.

1983년 동국전자 공장을 가동하게 되었을 때 ‘이번이 정말 마지막이다’라는 절박함이 있었다. 또 내가 믿는 하나님의 도우심이 함께 하신다는 절실한 믿음도 있었다. 업계 환경은 2년 전과 180도 바뀌어 있었다. 국내 최초 국산부품 생산업체였다는 타이틀은 그 어디에서도 통하지 않았다.

일단 판로 개척을 위해 사람들과 부딪혀가면서 전자제품 생산 업체를 찾아다녔다. 죽기살기로 버텨나가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러자 귀한 인연이 하나 둘씩 생겨났다. 재기하는 나에게 박수를 쳐주며 돕는 마음으로 대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아, 이게 하나님의 도우심이구나’ 또렷하게 느꼈다.

동국전자. 지금의 동국성신이란 기업이 있게 된 베이스다. 제 2의 창업을 하면서 나는 용기와 패기를 장착했다. 실패했을 때 일어설 용기, 앞으로 전진할 패기만 갖춘다면 기회는 또 다시 찾아온다.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을 것 같아도 세상은 의외로 용기와 패기로 도전하는 이들의 손을 잡아준다. 그러니 용기와 패기만 잃지 않으면 된다. 나는 그 힘을 신앙을 통해 충전했다. 사람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영역에 들어가 용기와 패기를 구했으면 좋겠다.

정리=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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