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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치유가 필요할 때 떠나는 한적한 이곳

겨울철 전북 고창은 조용히 쉬고 나를 치유하려는 여행객들에게 인기다. 고창군 성내면 신성리 동림저수지를 찾은 가창오리떼가 석양을 배경으로 화려한 군무를 펼치고 있다. 고창군 제공


학원농장 설경. 고창군 제공


판나코타 디저트. 고창군 제공


하얀 눈 덮인 고창읍성. 고창군 제공


숨막히게 내달리는 도시에 살면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한적한 곳으로 떠나기를 희망한다. 여행객들도 레트로 시대에 맞춰 시골로 찾아들어 조용히 쉬고 치유하려 한다. 개발을 느리게 하는, 지켜야할 유산과 자연이 존재하는 전북 고창이 주목받는 이유다.

고창의 겨울은 차분하다. 그 속에서도 아름다운 향연들은 끊임없이 펼쳐진다. 겨울철 석양과 갈대의 조합이 아름다운 동림저수지는 겨울 진객 가창오리떼 수십만 마리의 군무(群舞)가 황홀하다. 붉게 물든 하늘과 물비늘이 반짝이는 저수지, 그리고 갈대가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어우러진다. 그 위에 가창오리 떼의 화려한 춤사위가 더해지면 절경이 펼쳐진다. 해마다 겨울이면 동림저수지에 사진 작가들이 몰린다.

겨울에 빼놓을 수 없는 방문지로 학원농장이 있다. 청보리밭에 힘입어 봄나들이 명소로 유명하지만 하얗게 눈이 덮인 풍경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느낌을 준다. 시리게 파란 하늘과 눈부신 설원이 펼쳐져 ‘눈멍’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쉼과 여유를 찾기 위해 떠난 여행이라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인 운곡 람사르습지를 천천히 걸어보는 것도 좋다. 운곡습지 생태길은 2개의 코스로 돼 있다. 1코스가 1시간 반 정도 소요돼 가볍게 산책하기에 적당하다. 운곡저수지 둘레를 끼고 도는 오솔길은 맑은 물에 비치는 풍경을 감상해도 좋고, 빨갛게 물들어가는 하늘과 물빛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앉아 있기만 해도 그만이다.

이미 손님맞이 채비에 분주하다, 고창의 농특산물을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 신메뉴를 현지 카페나 베이커리에서 만나 볼 수 있게 준비 중이다.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된 고창에서 재배된 수박·멜론을 비롯, 복분자·땅콩·고구마·인삼·보리 등을 주재료로 하는 디저트와 음료는 신선하고 독창적이다. 운곡람사르습지를 고스란히 재현한 판나코타 디저트가 있는가 하면 어른들이나 좋아한다는 복분자를 이용해 상큼 달콤한 맛을 살린 복분자팡에이드로 재탄생시킨 음료도 준비돼 있다.

고창은 세계유산도시인 만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고 있다. 농산물 및 가공품의 라벨지에 대해 분리가 잘 돼 재활용하기 좋도록 했다. 일부 식당에서는 물티슈부터 손님에게 제공되는 앞치마 등을 모두 친환경 소재로 개선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신선하고 정갈한 먹거리를 내놓은 식당도 많다. 주인장의 텃밭에서 직접 키워낸 16가지 쌈채소를 풍성하게 내주는 쌈밥식당은 숯불구이 돌솥쌈밥이 주메뉴다. 청정고창에서 키운 우렁을 넣은 쌈장이 별미다. 쌈채소류는 무농약 재배로 믿고 먹을 수 있다.

고창의 명소를 담은 영상이 직접 가지 못하는 이들에게 고창 여행을 한 듯한 느낌을 준다. 아름다운 영상을 통해 잠깐이지만 실제 여행지로 떠난 듯한 힐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다.

‘고창 방문의 해’인 2023년에도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사계절 끊이지 않는다. 봄에는 유채꽃과 청보리밭이, 여름에는 시원한 서해바다 해수욕장과 갯벌체험이, 가을에는 붉디붉은 꽃무릇과 단풍이, 겨울에는 하얗게 눈 덮인 운치 있는 고창읍성이 기다린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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