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새해엔 믿음 소망 사랑의 영성을 회복하자



인간은 어떤 존재일까요.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한 번쯤은 진지하게 이 질문에 대해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 질문은 인간을 깨어나게 하며 올바른 삶을 살아가게 하는 각성제가 돼주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참된 삶을 살길 원한다면 하나님부터 찾을 것을 강력히 권하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너희는 나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암 5:4)고 하였고, “너희는 여호와를 찾으라 그리하면 살리라”(암 5:6)고 적혀 있습니다.

이것은 곧 우리 인생이 창조주 하나님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의미합니다. 인간이 신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인간은 우연히 지상에 던져진 게 아닙니다. 창조주 하나님을 알고 그를 만나는 것에서 존재의 참된 의미를 발견할 수 있으며 그렇게 될 때 참된 삶이 가능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다시 중요한 질문 하나를 더 제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은 무엇을 의지하며, 무엇을 소망하며, 무슨 일을 행하며 살아야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이들 질문에 관한 답을 분명히 내놓을 수 있을 때, 우리는 낙심과 좌절과 불안과 절망의 한가운데에서도 다시 일어서는 성령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 질문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요. 고린도전서 13장 13절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믿음, 소망, 사랑, 이 세 가지는 항상 있을 것인데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인간이라면 믿음과 소망, 사랑을 항상 갖춰야 한다는 것인데, 여기에는 영성의 본질에 대한 답이 담겨 있습니다. 이들 3개는 하나님이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내려고 했던 구원의 은혜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메시아라는 사실을 믿는 자는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존재가 되며, 그리스도를 통해 현세와 미래에 약속된 선물을 기대하면서, 그리고 하나님이 요구하는 사랑의 계명에 순종하면서 진실로 복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됩니다. 우리는 이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4~5세기 아구스티누스는 믿음, 소망, 사랑이란 소책자(Enchiridion)를 만들어 신앙 초보자를 가르쳤는데, 믿음을 깨우치게 하려고 사도신경을, 사랑을 깨우치게 하려고 십계명을, 소망을 깨우치게 하려고 주기도문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전통은 종교개혁에 나선 이들이 이어받았고 결국엔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그중 하이델베르크 요리 문답서는 믿음, 소망, 사랑의 영성을 충만케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17세기 형제연합교회의 목사요, 감독이었으며, 이후 신학자로 유럽에서 명성을 떨친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는 믿음, 소망, 사랑의 영성을 기독교 신앙의 본질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들 3개가 성경 해석의 열쇠임을 알려줬으며, ‘실천적인 기독인’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떤가요. 이러한 가치를 잘 가르치고 있나요. 아마도 이런 것들을 망각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참된 기독교적 영성이 메말라버린 것이 지금의 한국교회일 듯합니다. 영성 빈곤의 시대라고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는 모두 고린도전서 13장 13절 말씀을 되새겨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신앙의 상태를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2023년 새해엔 한국교회가 믿음, 소망, 사랑의 영성으로 충만한 해를 맞이하길 기원합니다.

정일웅 목사(웨이크사이버신학원 석좌교수)

◇정일웅 교수는 총신대 총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오직 성경, 오직 은혜, 오직 믿음’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 국제독립교회연합회(WAIC) 인준 웨이크사이버신학원에서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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