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성권 (17) 국내 최고 선박기업 배에도 이엔포스 절전장치 탑재

최성권 선교사가 2018년 성지 순례차 방문한 이탈리아 로마에서 장덕봉 목사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국가 조달기관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자마자 국내보다 중국의 움직임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서 이엔포스의 제품을 설치하는 기업마다 대출 자금을 지원하는 형식으로 대대적인 보조를 해주게 된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나는 중국 시장이 확대되면서 13억 중국민의 사랑을 받는 선교적 기업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이어 이웃나라 일본 기업에서도 부쩍 관심이 커졌다.

하나님께서는 내게 지혜와 지식의 영을 더하셔서 새로운 특허 신청을 할 때마다 인정받게 해주셨다. 게다가 제품 성능 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져 눈에 띌 정도로 효과가 개선됐다. 이것을 보면서 한 인간의 능력이 아닌 창조주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말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이제 글로벌 기업으로 올라서는 단계로 미국 캘리포니아에 발판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을 움직여서 세계로 향하고자 하는 나의 비전을 듣고서 목사님은 계속 기도로 돕겠다며 크게 기뻐해 주셨다.

국내 최고의 선박기업인 H사에서 전기절감 장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지도 어느새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할 듯 말 듯 간만 보고 있는 것에 속이 타 들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선박 대기오염물질 규제 강화’를 강조하는 국제 사회의 발빠른 움직임이 우리 회사를 돕고 있었다. 이코노미스트의 기사에 따르면 중유를 사용하는 가장 큰 선박 15대가 배출하는 유해 산화물(질소, 황 등)은 전 세계 자동차 수십만 대가 배출하는 유해 산화물보다 많다고 한다.

3년간이나 끌고 온 지리한 법정공방도 마침내 마무리 돼 순차적으로 이엔포스의 전기절감 장치가 배에 탑재되기에 이르렀다. 대형 선박의 경우 고층 규모의 대형 빌딩만큼이나 전력 소모량이 많다. 해외로 화물을 운송하는 국내선박들은 물론 대서양과 태평양을 운항하는 대부분의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와 파나마 운하를 지나게 된다. 그 길목에서 대기 중인 모든 선박들을 대상으로 이 장치를 장착하게 될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상상만 해도 즐거운 일이다.

지금 내가 맡고 있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다. 넓은 세상의 다양한 전쟁터에서 싸움을 하는 여호수아의 역할이다. 여호와의 깃발이 내려오지 않도록 돕는 중보의 역할이 절실하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담임목사님께 모두 얘기했다. 그것은 오직 중보의 기도를 요청하기 위해서였다. 목사님께서는 더 크고 놀라운 일을 이루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자고 권면해주셨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금세 다섯 시간이 흘러 어느새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이 다가왔다. 역시 목사님의 좌석은 비즈니스, 나와 딸의 좌석은 이코노미석이다. 탑승권을 발급받기 위해 창구로 갔더니 일찍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담당 직원이 잠시 대기해 줄 것을 요청하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축하합니다. 오늘따라 한국을 찾는 승객이 너무 많아 만석이 되는 바람에 두 분을 비즈니스석으로 승격해 드리겠습니다”라며 반갑게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이스탄불 공항에서 “할렐루야”를 외쳤다. 한밤중에 이륙한 비행기는 10시간 가까이 하늘을 날았고, 고요한 아침의 나라 인천 공항에 도착하니 달달한 공기에 마음이 평안해졌다.

정리=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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