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최성권 (19) “지역별 프랜차이즈로 제품 설치하자” 제안에 솔깃

최성권(앞 테이블 왼쪽) 선교사가 지난해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한 침례교단 모임에 참석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


국민일보와 업무협약체결을 하고, 한 달이 지난 6월 담임 목사님이 미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LA에서 열린 미주한인침례회총회에 그해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이셨던 고명진 목사님을 수행해 임원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각자 탑승한 항공편이 다르다 보니 착륙 시간도 2시간 차이가 났다. 애매했다. 그렇다고 먼저 오신 귀한 손님을 기다리게 할 수는 없었다.

내게 주어진 특별한 기회라 여기고 기쁘게 공항 마중을 나갔다. 그러자 다음 날, 고명진 총회장님의 일정에 맞춰 FBWM(Fellowship of Baptist World Ministries) 조찬 모임에 초청받는 영광을 얻게 됐다. 그 자리에서 처음 만난 미국인들과 교제권을 넓히게 된 것은 매우 소중한 일이었다. 전기절감 장치의 매력으로 테슬라 부사장을 만나고, 캘리포니아 전력국장도 만날 수 있었다.

한편으로는 코로나 기간 국가 간 이동이나 만남이 제한된 상황이었기에 웹사이트를 새롭게 개편했다. 인도에 있는 동생에게 맡겼다. 인도 청년 중 영어를 할 줄 알면서 컴퓨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는 직원을 채용하도록 했다. 덕분에 SNS나 홈페이지 구축에 큰 도움을 받았고, 저비용으로 고효율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미국 내 실적은 잭인더박스와 같은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그런 방식으로는 금방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왜냐하면, 많은 시간을 투자해 발품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성령님은 한 사람을 기억나게 하셨다. 2012년 나와 함께 일했던 신시내티 출신 제임스 브라운이었다. 그는 미국에 있는 한국인 기업에서 영업 전반을 담당하고, 영업 조직을 이끌면서 한국의 기업문화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인물이다. 미국인 중에서 우리 제품 테스트를 제일 많이 한 사람이기도 했다.

그의 도움을 간절히 바라며 기도한 뒤 전화를 걸어 “내가 이런 상황인데 너랑 이야기 좀 해야 되겠다. 우리는 친구이자 주님 안에서 형제잖아”라며 말을 건넸다.

돌아온 답은 “자기 일이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대뜸 “일주일 안에 네가 있는 오하이오로 내가 갈게”라고 말하니 ‘그러라’고 했다. 그는 신실한 믿음의 형제였으며, 우리 제품에 대해 100% 신뢰하고 있었다. 그는 나를 만나기 전 나름대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10년 만에 만난 나를 반갑게 맞이한 그의 제안은 ‘프랜차이즈’였다. 우리 제품을 본사가 일일이 테스트를 해주고 설치하는 건 더딘 방식이라고 했다. 지역별로 프랜차이즈를 통해 설치하는 방식에 귀가 솔깃했다.

괜찮은 제안이었지만 어떻게 그것을 추진하느냐가 문제였다. 분명한 건 그 제안의 주체가 누구인가가 중요했다. 내가 아닌 미국인 제임스가 제안한 것이기에 그를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실 것이 기대됐다. 그동안 미국 안에서 한국인인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쳤어도 오십보백보였다. 미국 사람이 미국 내에서 뭔가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제임스의 제안은 한 줄기 희망의 빛, 섬광처럼 빛났다.

정리=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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