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순 목사의 신앙상담] ‘설교에 목숨 걸라’고 하는데 왜, 어떻게 목숨을 걸어야 하나



Q : 설교에 목숨을 걸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왜, 어떻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지요.

A : 기도는 하나님이 대상이고 설교는 사람이 대상입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재해석하고 선포하는 것이고 대상 역시 사람입니다. 구약의 예언자들은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말씀을 그대로 증언했고 자의로 가감하는 사람은 거짓 예언자로 취급했습니다. 그래서 예언자들은 “여호와의 말씀이 내게 임했다”로 예언을 시작했습니다.

설교는 예언은 아니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역이라 예언 못지않은 책임이 뒤따릅니다. 그리고 진정성과 확실성이 전제돼야 합니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과 선포자 그리고 듣는 사람 세 요소로 성립됩니다. 다시 말하면 바른 해석과 전달, 소통과 결단이 이뤄져야 합니다.

목회사역 중 설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높고 큽니다. 설교에 목숨을 걸라는 것은 설교 준비와 선포에 최선을 다하라는 것이지 문자적으로 죽으라는 뜻은 아닙니다.

바울은 “날마다 죽노라”(고전 15:31)고 했습니다. 그러나 죽음은 일회적 사건이기 때문에 날마다 죽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날마다 죽노라의 뜻은 ‘날마다 수난을 견딘다’ ‘순교적 각오로 일한다’는 것입니다. 설교에 목숨을 건다는 것도 설교하다가 죽으라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각오와 결단으로 준비하고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설교자는 자신의 설교를 책임져야 합니다. 책임 없는 설교는 언어의 유희로 끝나고 맙니다. 설교하다가 강단에서 죽겠다는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죽음보다 그날 설교를 듣고 있는 교인들의 입장이나 반응이 어떨 것인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생 마침표를 찍는 죽음은 시간과 장소 상황 선택도 내가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편의 설교가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고 공감과 소통을 이루며 생명을 살리는 영적 사건이 되게 하려면 목숨을 거는 기도와 준비가 필요합니다. 대충 준비한 설교로 영적 변화를 기대하는 건 불가능합니다. 위대한 설교는 연구실이나 서재에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엎드린 땅바닥에서 만들어집니다.

박종순 충신교회 원로목사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