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시카 윤 선교사 “케냐 청소년장애인들은 복음을 품고 내일을 봅니다”

미주국민일보-국민문화재단 공동기획
<미션 이슈>​ 제시카 윤 선교사 간증



하크네시야교회, 지난 4일(수) 구세군 사관 제시카 윤 목사 초청 간증집회 열어
 
케냐 청소년 장애인재활원교회에는 90명에 이르는 장애 청소년이 재활의 꿈을 갖고, 신앙과 기능을 동시에 성장시키고 있다. 


“사역자는 사역을 위해 부름받았지만, 사역만을 위해 일하면 안 됩니다. 저는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임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흔히 더 큰 사역을 한다고 한다면 그럴수록 경건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합니다. 기도의 시간, 말씀을 묵상하는 시간, 하나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고 말씀드립니다.”

미국 구세군의 재활원교회에서만 25년을 사역하고 지난해 8월부터 케냐 청소년 장애인재활원교회 담임으로 섬기는 제시카 윤 선교사(61세)가 뉴욕의 한 교회 강단에 섰다. 지난해 자신의 경건성 회복을 위해 쓴 신앙일기 ‘잠근동산’(도서출판 밀알서원·518쪽)의 저자로 더 잘 알려진 제시카 윤 선교사는 장애인들의 재활이라는 특별한 사역 속에서 하나님과 은밀한 교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재차 강조했다. 

하크네시야교회(담임:전광성목사)는 수요예배가 드려진 지난 4일,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장애인재활사역에만 집중하고 있는 제시카 윤 선교사를 초청한 가운데 간증집회를 마련했다. 
 
제시카 윤 선교사를 초청해 수요 간증집회를 마련한 하크네시야교회 담임 전광성목사(왼쪽사진 좌측 두번째)와 제시카 윤 선교사(세번째). 열정적으로 장애인재활원교회를 설명하는 윤 선교사(오른쪽사진)


“많은 사역 가운데 제가 특수목회인 장애인재활 사역을 시작한 이유는 하나님을 향해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했고, 때때로 식사를 거르며 잠도 쪼개며 일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보람과 기쁨없이 사역하는 제 자신을 보고 놀랐습니다. 심지어 쓰러지기까지 했습니다. 남편과 저는 일 중독 상태에 있던 겁니다. 영적 부딪침을 겪고, 이제는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님과 교제요 말씀묵상이며 기도인 것을 잊지 않습니다.”

1999년 구세군 목사안수 후 25년간 장애인 사역만 전념
60세 넘은 지난해 케냐 구세군 청소년 재활원교회 부임
“중요한 사역일수록 사역보다는 경건훈련 비중 더 커야”

 
불교가정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제시카 윤 선교사는 가족이민으로 미국 샌디아고에 도착했다. 수차례에 걸친 한인 이웃의 식사대접 후 교회에 가자란 말을 거절 못해 억지로 참석한 교회에서 윤 선교사는 하나님의 강권적인 성령세례를 받았다.

신학을 공부한 후 ‘특별한 사역으로 하나님께 보답’하기 위해 장애인사역에 뛰어들었지만, 윤 선교사는 가장 먼저 하나님의 마음과 합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일 중독으로 쓰러진 뒤에야 깨달았다. 지난 1999년 미국 구세군에서 안수받은 후 뛰어든 재활원사역 25여 년 만에 얻은 영적 깨달음이었다. 
 
케냐 장애청소년들은 낙후된 시설에서 어려운 재활을 받고 있다. 
 
부서진 시설을 수리하지 못할 만큼 재활사역은 재정적인 압박감이 크다. 침대에 누워 쉬고 있는 장애인청소년(사진 왼쪽)


불교가정에서 태어나 미국이민 후 성령세례
2018년 8월 남편 토니 목사와 함께 케냐 청소년 재활원교회에 부임한 제시카 윤 선교사는 재정적으로 열악한 사역환경에서도 서로가 최선을 다하는 케냐 청소년장애인들을 통해 또 한 번의 무너짐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참 신기한 것이 있습니다. 지적장애인들도 있는데 복음을 전하면 모두가 이해한다는 겁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닐 수 없죠. 아침마다 기도시간이 있고 주일예배 때는 오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찬양만 합니다. 그들은 지체장애, 지적장애자들입니다. 우선 몸 자체가 불편합니다. 그런데도 두 시간동안 눈물 콧물 가리지 않고 쏟아부으며 찬양합니다. 그 광경을 보는 저는 가슴이 터집니다. 하나님의 역사죠. 불편한 몸을 스스로 일으키며,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서서 힘겨운 상태로 찬양을 멈추지 않습니다. 헌신이며 열정이 뜨겁습니다. 저는 그 광경을 보는 매주, 무너집니다.”
 
하크네시야교회 성도들은 이날 제시카 윤 선교사 수요간증 집회를 통해 하나님 앞에서 참 헌신의 모습을 묵상했다고 입을 모았다. 


불편한 몸 일으켜 두 시간여 눈물찬양 ‘감동’
제시카 윤 선교사는 이들과 함께 식사할 때 자기자신이 얼마나 호화롭게 살았는지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한다. 밥을 얹은 숟가락을 자신의 입에 갖다 대기 위해 그들이 얼마나 수고를 하는지 직접 본 사람만 안다고 말하는 윤 선교사는 나이프와 포크, 젓가락과 수저로 음식을 먹는 그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큰 호사를 누리는 존재라고 전한다.  

“이곳에는 90명이 함께 있습니다. 이 중 70%가 지적장애이고, 30%가 지체장애입니다. 이들은 누구도 예외없이 25세가 되면 퇴소하도록 합니다. 우리는 그 나이가 되기 전에 기초 생계수단을 마련해주어야 한다는 큰 책임을 갖고 있습니다. 케냐의 낮은 경제수준 때문에 이들은 각자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죠.” 

준비해온 케냐 청소년들의 일상을 담은 슬라이드를 설명하는 윤 선교사는, 매우 불편해 보이는 상황에서도 복음의 능력을 바라보며 미소를 잃지 않는 청소년장애인들의 미래는 밝고 힘찰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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