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희의 음식이야기] 올리브

올리브 나무


지중해 사람들은 고도비만이나 혈관질환이 없는 편이다. 올리브유와 포도주 덕분이란다. 올리브유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고대에도 잘 알았던 듯하다. 고대에 올리브유는 귀한 상품이었다. 사막성 기후 가나안 광야에는 올리브나무가 많이 자랐다. 밀 재배가 불가능했던 가나안 사람들은 기원전 3000년경부터 올리브유와 포도주, 소금, 말린 생선을 갖고 해상교역을 시작했다. 기원전 2000년경에 가나안 사람들은 멀리 영국의 남부 콘웰 지방에서 발견된 대량의 주석을 소금과 올리브유를 주고 바꾸어 왔다. 이로써 유럽에 청동기 문화가 만개될 수 있었다. 후대의 그리스인들은 가나안 사람들을 ‘페니키아’라 불렀다. 페니키아란 그리스어로 ‘자주색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올리브나무는 척박한 사막성 기후의 땅에서 자라느라 뿌리를 땅속 깊이 내려야 한다. 이 나무는 심긴 지 15년 동안 뿌리만 내린다. 그렇게 뿌리를 깊게 내린 연후에야 비로소 첫 열매를 맺는다.

올리브나무 열매의 첫 기름은 가장 좋은 기름이라 왕의 머리부음과 사제서품에 쓰인다. 거룩한 기름인 것이다. 성경에서 말하는 감람나무가 바로 올리브나무다. 옥토에 심긴 나무들조차 가뭄으로 죽을 때에도 올리브나무는 깊은 뿌리 덕분에 바위투성이 땅에서 1000년 이상 열매를 맺는다. 예루살렘 겟세마네 동산의 감람나무들도 수령이 거의 1000년 이상 되었다. 심지어 예수 이전에 심겨진, 수령 2300년이 넘은 것도 있다.

올리브나무가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독특한 면역체계 때문이다. 메뚜기 떼가 공격해서 올리브나무를 갉아 먹으면 올리브나무는 독특한 화학성분을 합성하여 냄새를 분비하는데, 이것이 바람에 날려 옆의 나무에 옮겨진다고 한다. 옆의 올리브나무들은 메뚜기 공격을 막는 화학물질을 만들어내기 시작해 먼저 공격당한 나무는 죽지만 옆의 나무들을 살린다고 한다.

홍익희 세종대 대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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