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별 과학] 핵융합과 인공태양

한국형 핵융합 실험로와 내부 모습


지구 모든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이유는 막대한 태양 에너지 덕분이다. 20세기 양자역학의 해석으로 그 에너지원은 수소 핵융합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태양의 핵융합은 46억년 전부터 시작됐고 50억년 정도 더 지속된다고 하니 무궁무진한 에너지원이다. 지구에서도 인공태양을 만들어 영구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려는 연구가 한창이다. 2007년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 컨소시엄(ITER)이 30년 연구기간을 목표로 구성됐고, 우리 국가핵융합연구소도 K-STA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핵융합은 핵분열과는 반대 개념이다. 핵분열은 우라늄같이 원자량이 큰 원자가 2개의 작은 원자로 분리되는 반응이다. 이때 방출되는 엄청난 핵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원자력발전소다. 반대로 핵융합 반응은 중수소 혹은 삼중수소 원자 2개가 헬륨원자 하나로 합쳐지며 막대한 핵에너지를 방출한다. 부산물로 헬륨원자와 중성자가 발생하므로 방사선 오염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대략 1ℓ의 바닷물에 있는 중수소로 핵융합을 일으키면 KTX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하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으니 자원 걱정도 없다. 수천만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며, 이를 이용한다면 인류의 에너지 걱정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핵융합 반응은 핵분열 반응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양전하를 띠는 수소핵 사이의 강한 전기반발력을 이겨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소원자를 1억도 정도로 가열해야 하며 막대한 초기 에너지가 필요하다. 핵융합 에너지가 실용적으로 쓰이려면 투입되는 초기 에너지 대비 방출되는 에너지가 훨씬 많아야 되는데, 현재 기술은 같거나 조금 많아 경제성이 떨어진다. 좀 더 낮은 온도에서 효율적으로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가까운 미래에 인공태양이 완성돼 이산화탄소 배출 걱정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남영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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