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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길] “북한은 절대로 붕괴하지 않는다”



대북 문제 전문가 박한식을 강국진 서울신문 기자가 인터뷰했다. 북한의 실체를 속속들이 확인할 수 있는 신간이다. 한반도 문제의 해법이 무엇인지도 들려준다.

일단 이 책의 인터뷰이인 박한식이 누구인지 알아보자. 그는 1939년생으로 여든을 바라보는 재미학자다. 미국 조지아대에서 30년 넘게 국제관계학을 가르쳤다. 세계 유수의 매체들은 지금도 북한 이슈가 불거질 때면 그에게 자문을 구한다. 박한식은 북한을 50회 넘게 방문했고, 미국 대통령을 지낸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의 방북을 중재하기도 했다.

박한식은 이 책에서 시종일관 차분하고 친절한 말투로 난제들을 풀어낼 실마리가 어디에 있는지 들려준다. 무엇 하나 눙치고 넘어가는 게 없다. 분석은 정교하고 비판은 통렬하다.

예컨대 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 묻는 질문에 “절대 붕괴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시종일관 강조하는 건 북한은 여전히 “김일성 주석의 나라”라는 점이다. 박한식은 북한의 정통성은 김일성이라는 ‘종교’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경제가 나빠진다고 한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암살당한다고 한들 북한의 체제는 굳건할 것이라고 말한다.

북한을 괴팍한 지도자 한 명이 독재하는 국가로 바라보는 시선도 잘못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조선노동당의 파워를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제가 평양에서 들은 바를 종합해 보면 조선노동당의 최고위급 간부들이 협의한 끝에 장성택을 처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결정 과정에서 눈물을 흘린 사람도 여럿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엔 김정은 위원장 역시 ‘당의 결정’을 거부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중언부언하거나 좌고우면하는 내용이 없으니 가독성이 상당하다.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에 대해 깊숙하게 알고 싶은 독자라면 눈길이 갈 만한 신간일 듯하다.

본문의 끝을 장식하는 박한식의 당부는 다음과 같다. “(남북은) 서로 상대방의 입장에 설 수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면 싸움을 멈출 수 있습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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