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살라, 10년 ‘메날두’ 시대 끝내나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가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AS 로마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친정팀에 대한 예의를 지켜 고개를 숙인 채 두 팔을 드는 간단한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UCL 4강 1차전 2골 2도움 원맨쇼… 시즌 통산 득점도 43골로 전체 1위
올 ‘발롱도르’ 수상 유력 주자 부상


리버풀(잉글랜드)의 ‘파라오’ 모하메드 살라(이집트)가 10년 동안 이어져 온 ‘메날두(메시+호날두) 시대’를 끝낼 태세다. 살라는 25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친정팀 AS 로마(이탈리아)와의 2017-2018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1차전에서 2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5대 2 승리를 이끌었다.

살라는 어느덧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인 ‘발롱도르’를 넘볼 유력 주자로 부상했다.

‘살라 더비’로 불린 이 경기의 주인공은 살라였다. 그는 0-0이던 전반 35분 상대 수비수를 제치고 왼발 감아차기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5분엔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칩슛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그는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때마다 세리머니를 자제했다. 살라는 후반전엔 골 도우미로 맹활약했다. 후반 11분 사디오 마네의 골을, 5분 후엔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골을 도왔다.

리버풀은 다음 달 3일 로마의 안방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대패하지 않으면 2006-2007 시즌 이후 11년 만에 결승에 진출한다.

살라는 이번 시즌 31골, UCL에서 11골, FA컵에서 1골을 넣어 총 43골을 기록 중이다. 이날 기준으로 유럽 5대 리그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골이다.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42골, FC 바르셀로나의 리오넬 메시는 40골을 넣었다.

팬들의 관심은 살라가 차기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을지에 쏠려 있다. 지난 10년 간 발롱도르를 수상한 선수는 2명뿐이다. 호날두가 2008·2013·2014·2016·2017년, 메시가 2009·2010·2011·2012·2015년에 수상의 영예를 얻었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살라는 양강 체제를 허물 선수로 떠올랐다.

변수는 6월에 열리는 러시아월드컵과 UCL이다. 전통적으로 두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선수가 발롱도르를 품에 안았다. 세 선수 모두 월드컵에 출전하지만 우승에 가장 가까운 선수는 아르헨티나의 메시다. 호날두가 이끄는 포르투갈은 유로 2016에서 우승을 차지하긴 했지만 월드컵 우승 가능성에선 아르헨티나에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집트는 월드컵 우승 후보와는 거리가 멀다. 세 선수 모두 월드컵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살라가 리버풀을 UCL 우승으로 이끈다면 살라의 발롱도르 수상 가능성은 높아진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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