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감독 등 82명 ‘레드카펫’ 밟고 ‘성평등’ 시위

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한 여성 배우와 감독, 작가, 제작자 등 82명이 12일(현지시간) 영화계의 남녀 차별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AP뉴시스


올해 칸영화제 심사위원장인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을 필두로 여성 배우, 감독, 작가, 제작자 등 82명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 칸의 메인 상영관인 뤼미에르 극장의 레드카펫 위에 팔짱을 끼고 등장했다. 전 세계에 영화계 내 성평등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다.

블란쳇은 89세의 프랑스 노장 감독 아그네사 바르다와 함께 읽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카메라 앞뒤에서 남자 동료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쟁하게 해주는 세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칸영화제에 초청돼 이 레드카펫에 오른 82명의 여성 감독 수를 대변한다. 같은 기간 동안 1688명의 남성 감독들이 이 계단을 올랐다”면서 “또한 명망 있는 황금종려상은 너무 많아 이름만 열거하기 힘든 71명의 남성 감독들이 수상했지만, 여성 감독 수상자는 단 2명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여성 영화인들의 시위는 여성 감독인 에바 후손의 작품 ‘태양의 소녀들’ 시사회를 앞두고 열렸다. 올해 황금종려상 후보에 오른 여성 감독은 21명 가운데 3명뿐이다. 앞서 여성 감독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1993년 ‘피아노’의 제인 캠피언이 마지막이다.

칸영화제는 올해부터 성범죄 신고 핫라인을 신설했다. 할리우드에서 미투(#MeToo) 운동을 촉발한 유명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이 과거 칸에서도 4건의 성폭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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