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문학의 거장 필립 로스 타계… 7년 전 “더 이상 쓸 것이 없다” 절필

필립 로스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소설가 필립 로스(사진)가 22일 85세로 타계했다. 친분이 두터웠던 작가 주디스 서먼은 로스의 사인이 울혈성 심장질환이라고 전했다.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로스는 시카고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프린스턴대학 등에서 문예창작을 가르쳤다. 그는 59년 미국 유대인 사회의 풍속을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묘사한 데뷔작 ‘안녕 콜럼버스’로 이듬해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포트노이의 불평’(1969) ‘미국의 목가’(1997)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 ‘휴먼 스테인’(2000) ‘미국을 노린 음모’(2005) ‘네메시스’(2010) 등 수작을 여러 편 남겼다. 이들 작품의 상당수는 영화화됐다. 초기 작품은 자전적 요소가 강하며, 중기 이후 작품은 미국 현대사가 투영된 개인의 삶을 주로 다룬 것이 특징이다.

그는 98년 ‘미국의 목가’로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2002년에는 미국 문학예술아카데미 최고 권위상인 골드메달도 거머쥐었다. 이외에 전미도서상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각각 두 번 받았으며 펜-포크너상, 펜-나보코프상, 펜-솔 벨로상 등 미국 내 문학상을 휩쓸었다. 또 프란츠 카프카상,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등 국제문학상을 다수 수상하는 영예를 누렸다. 다만 노벨문학상과는 유독 인연이 없어서 매번 유력한 후보로 머물고 말았다. 70대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했던 로스는 2011년 “더 이상 쓸 것이 없다”며 절필선언을 했다. 그는 말년에 영화, TV, 컴퓨터 등의 발달로 문학의 미래가 비관적이라는 생각을 내비치기도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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