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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패싱 우려에?… 中, 김정은 전용기 ‘공중경호’ 검토


 
영공 지날 때 전투기 편대 호위… 국제관례상 이례적 초특급 의전
中서 중간 급유 가능성도 대비


싱가포르에서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자국 영공을 지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특별 경호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 소식통은 6일 “중국 당국은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로 갈 때 전용기 의전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영공을 지나는 전용기에 대한 전투기 호위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이 12일 이른 시각인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에 열리기 때문에 김 위원장은 11일쯤 싱가포르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에서 출발하는 김 위원장 전용기(사진)는 상당 부분 중국 영공을 거쳐 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김 위원장 전용기가 자국 영공에 진입하면 전투기 편대로 특별 호위하는 방안 등 최고 수준의 의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 편대 호위는 국빈 방문 시 예우 차원에서 제공된다. 2016년 1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동 3개국을 방문했을 때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가 ‘전투기 호위’로 의전 경쟁을 벌인 적도 있다. 사우디가 전투기 네 대를 띄워 시 주석 전용기를 호위하자 이집트는 사우디보다 배가 많은 8대의 전투기를 띄웠었다. 이후 시 주석이 같은 해 3월과 6월 체코와 세르비아를 각각 방문했을 때도 전투기 호위 의전이 있었다. 2011년 5월 이명박 대통령이 덴마크를 국빈방문했을 때 덴마크 전투기가 호위를 한 것도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싱가포르를 가기 위해 중국 영공을 잠시 지나는 김 위원장 전용기에 전투기 호위를 한다면 이는 국제 관례상 지극히 이례적인 초특급 의전이다. 한 소식통은 “김 위원장 전용기가 장시간 중국 영공을 지나기 때문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서도 전투기 호위가 필요할 수 있다”며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김 위원장 전용기가 중국에서 중간급유할 가능성도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제원상 비행거리가 1만㎞여서 평양에서 4700㎞ 정도인 싱가포르까지 비행할 수 있지만 이 기종이 워낙 노후해 장거리 비행에 위험이 따른다. 이 때문에 전용기가 급유와 점검을 위해 중국 푸젠성 푸저우에 잠시 착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국은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남·북·미 3자 간 종전선언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싱가포르에 실무팀을 파견하는 등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을 차단하기 위해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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