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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황제’라던 시진핑, 권력 이상 징후 곳곳에서 포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권력 이상 징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중국 최고 명문대학인 칭화대의 현직 교수가 ‘국가주석 임기제 복원’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국 정부는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을 교체하며 자국 우월주의 대외홍보 및 보도방식에 제동을 걸었다. 미·중 무역전쟁과 불량 백신사태, 경제위기설 등 현 정부의 국가관리 능력이 도마에 오르면서 시 주석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따르면 쉬장룬(56) 칭화대 법학원 교수는 싱크탱크 톈쩌 경제연구소 웹사이트에 ‘현재 우리의 두려움과 기대’라는 글을 올려 국가주석 임기제 복원과 개인숭배 풍조 중단을 촉구했다. 중국은 지난 3월 2연임으로 제한된 국가주석 임기 규정을 삭제해 시 주석의 장기집권 길을 열어 놨다. 쉬 교수는 글에서 “집권자의 국가운영 방식이 시대 흐름에 역행하고 있고, 중국 민중이 두려움을 갖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며 “공권력이 개인재산권을 약탈하고 신계급투쟁 양상이 뚜렷해지며 문화대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중”이라고 비판했다. 일본에 방문교수로 머물고 있는 그는 공직자 재산 공개법을 실시하고 천안문 사태를 재평가하자는 의견도 제시했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불량 백신사태가 터져 곤혹스런 처지다. 시 주석은 무역전쟁의 우군을 확보하고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구체화하기 위해 8박9일 일정으로 중동·아프리카 순방에 나섰지만 백신 사태에 묻혀버렸다. 수십만 개의 불량 백신을 영유아에게 접종했다는 백신 사태는 전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며 민심도 흉흉해지고 있다.

중화권 매체 보쉰은 청두의 한 아동병원 화장실에서 ‘공산당을 전복하자’는 격문이 발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매직펜으로 쓴 글에는 “독분유와 독백신, 천정부지의 의료비로 허리가 부러지고 독공기와 독식품으로 서민들이 울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베이징, 난징, 상하이 등에서도 유사한 비판 글이 등장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백신사태 후폭풍이 커지자 시 주석은 아프리카 순방 중에 철저한 조사와 책임자 엄벌을 지시하기도 했다. 앞서 4일에는 후난성 출신의 20대 여성 둥야오충이 “독재과 폭정에 반대한다”며 시 주석 사진에 먹물을 뿌리는 장면을 SNS로 생중계해 파문을 일으켰다.

장젠궈(61) 중국 공산당 중앙선전부 부부장이 지난 25일 중국 정부부처의 공보 업무를 총괄하는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에서 면직된 것도 주목된다. 이는 최근 자국의 위상을 과대 포장하고 애국주의 정서에 기대는 홍보와 보도가 서방을 자극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이어졌다는 자성론과 맞물려 있다. 후임 인사에는 시 주석의 측근인 쉬린(55)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주임이 물망에 오른다. 중국의 홍보전략은 그동안 ‘중국제조 2025’와 중국몽(中國夢) 실현 등 중국의 강국 이미지와 우월성을 강조해온 기조에서 벗어나 ‘로 키’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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