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의 4차 방북 고민, 김정은이 만나주면 가고…북은 묵묵부답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 여부가 마이크 폼페이오(사진) 미국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에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북한과 미국은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면담 여부를 놓고 치열한 물밑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미국은 “면담에 대한 확답 없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지만 북한은 이에 대해 분명한 답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확정되면 이번 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북한이 끝내 미국에 확답을 주지 않을 경우 방북은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꽉 막힌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트라우마에 빠져 있다. 폼페이오 장관을 바로 평양에 보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1, 2차 방북 당시엔 모두 김 위원장과 면담했지만 7월 초 3차 방북에선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북한은 당시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요구만 있었다”고 비난했고, 미 언론은 폼페이오 장관의 빈손 외교를 비판했다. 그런 만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4차 방북에서도 김 위원장을 만나지 못할 경우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용호 북한 외무상은 최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공식적인 북·미 양자회담은 거부했다. 북한은 미국이 계속 비핵화 시간표와 핵·미사일 리스트 제출을 요구할 것이라면 만날 필요가 없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북·미가 극적인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다면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이 현실화되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비롯한 여러 제안을 했지만 북한이 이를 모두 거부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북·미 간 비핵화 후속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트럼프 행정부 역시 대북 협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방송은 전했다.

한편 6·25전쟁에 참전했던 전쟁실종자(MIA)와 전쟁포로(POW)들의 호명식이 11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국전쟁 기념공원에 열렸다. 실종자와 포로 7704명의 이름이 알파벳 순서로 일일이 불려졌다. 호명식에 참석한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의 켈리 매키그 국장은 북한 내 미군 유해 발굴 작업과 관련해 “올가을 북한과 이 문제에 대해 협상하길 바라며 내년 봄에 북한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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