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文의 비밀 병기” 비핵화 난항 속 역할 주목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문정인(사진)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대북 화해를 위한 한국 정부의 ‘비밀 병기(Secret Weapon)’라고 표현하며 그의 역할에 주목했다.

신문은 22일(현지시간) 비핵화 후속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과 미국 간 대화가 유지될 수 있도록 워싱턴과 평양을 모두 잘 알고 있는 베테랑 조언자를 배치했다고 보도했다.

67세의 문 특보는 오랜 기간 동안 북·미 양쪽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어 문 특보가 20년 가까이 미국에서 공부하고 교수 생활을 했으며 그의 아들은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 근무했던 미국의 한 전직 외교관은 “영어에 유창하고 미국인을 잘 아는 북한 전문가는 한국에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인 피터 헤이스는 “문 특보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거의 모든 나라에 다양한 정치적 스펙트럼을 가진 친구와 동료가 있다”며 “이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 스탠퍼드대의 대니얼 스나이더는 “문 특보는 한국의 진보적 의제를 미국의 입맛에 맞게 세일즈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그는 정책 입안자보다 홍보 전문가 역할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WSJ는 문 특보 발언은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한국 정부의 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전했다. 그는 북·미 간 긴장이 최고조로 달했던 지난해 6월 “북한이 핵·미사일 활동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축소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문재인정부도 그의 발언과 거리를 뒀다. 그러나 6·12 북·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한·미 군사훈련은 중단됐다.

문 특보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는 북·미 양자에 군축과 평화로 가는 움직임을 진전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북한에 핵 신고를 먼저 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은 신뢰 구축을 위한 상호 양보를 권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북·미 고위급 회담을 한국이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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