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특사단·남북 정상회담 좋은 성과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특사단을 5일 북한에 보내는 이유를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 왼쪽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정부의 대북 특별사절단 방북 하루 전인 4일 통화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양 정상은 오후 9시부터 50분간 이뤄진 통화에서 대북 특사 파견 배경을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양 정상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진행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 및 다가오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남북관계 진전 등 한반도 정세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미는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 간 통화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일인 지난 6월 12일 이후 84일 만에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앞서 특사를 파견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직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던 게 정확히 1년 전”이라며 “지금까지 북핵 및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이뤄진 많은 진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과 과감한 추진력 덕분”이라고 사의를 표했다. 이어 “남북 정상회담 및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달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특사단을 파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이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직접 만나 향후 전략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합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사단이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그 결과를 자신에게 알려 달라고 했다. 또 “남북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개선은 물론 북·미 정상회담 합의사항 이행과 향후 대화를 위해서도 성과를 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북 특사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종전선언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비핵화의 초입 단계로서 종전선언은 거쳐야 할 과정”이라며 “종전선언을 정전협정 65주년인 올해 안에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간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 방북은 2박3일 일정으로 협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중앙(CC)TV는 중국 지도부 서열 3위인 리잔수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특사로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을 축하하기 위해 8일 방북한다고 보도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관계 진전에 중국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난해 왔고, 미·중 무역전쟁도 격해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시 주석 대신 리 위원장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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