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항서 직접 영접… 곧바로 공식 회담할 듯

서해 직항로 이용 평양으로… 숙소는 백화원 영빈관 유력
양 정상 대동강변 걷거나 번화가 여명거리 산책 관측
귀국 前 산업현장 시찰 예상… ‘퍼스트레이디 외교’ 전망도


“좋은 열매를 키워가는 가을에 평양에 오시면 대통령 내외분을 성대하게 맞이하겠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26일 문재인 대통령을 평양으로 초대하며 한 약속이다. 문 대통령은 18일부터 사흘간의 평양 방문에서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로부터 극진한 환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18일 전용기인 ‘공군 1호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국제공항으로 향한다. 북한은 공항 영접에서부터 최고의 예우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관례대로 김 위원장이 공항에서 직접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북한의 ‘2인자’로 평가받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이 함께 영접을 나올 가능성이 높다.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2000년과 2007년 남측 정상을 직접 영접했다.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동행함에 따라 김 위원장 부인 이설주 여사도 공항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공항에서 북한 육·해·공군 의장대를 사열한 뒤 평양 시민들의 ‘연도 환영’ 속에 숙소로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 내외가 머물 숙소는 백화원 영빈관이 유력하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백화원 영빈관은 북한이 정상급 외빈에게 제공하는 곳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모두 백화원 영빈관에 묵었다.

남북 정상이 지난 4월과 5월 이미 두 차례 만난 바 있어 첫날부터 곧바로 공식 회담이 시작될 수도 있다. 저녁에는 공식 만찬 행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인 19일에는 합의문 채택을 위한 본격 회담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회담 장소는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 청사 회의실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문 대통령의 특사단 방북 때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1차, 2차 방북 때도 이곳에서 접견했다. 남북 정상 간 합의문은 둘째 날 발표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 내외가 북한이 5년 만에 새롭게 선보이는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할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북한은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지난 9일부터 새로운 집단체조 공연을 시작했다. 드론과 미디어아트 기법을 적극 활용한 공연에 김 위원장이 ‘커다란 만족’을 표한 만큼 이번 정상회담 주요 일정에도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 공연과 달리 이번에는 반미(反美)나 핵무력 과시 메시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문 대통령 내외로서는 관람에 부담이 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지막 날은 김·노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환송오찬을 마친 뒤 귀국길에 오르는 방안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이 8·15 경축사 등을 통해 남북 경제협력을 강조해 온 만큼 환송오찬 전 경협 관련 산업현장을 둘러볼 가능성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방북 마지막 날 평안남도 남포의 평화자동차 공장과 서해갑문 등을 방문했다. 양 정상이 방북 첫날 또는 둘째 날에 야경을 배경으로 대동강변을 걷거나 평양의 번화가인 여명거리를 산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여사가 김 여사의 방북 일정에 동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과거 김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북한의 병원과 유치원, 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봤는데 당시엔 북한의 대남 기구 여성 관계자들이 안내를 맡았다. 하지만 이 여사와 김 여사가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상견례를 한 만큼 이번에는 두 사람 사이 ‘퍼스트레이디 외교’가 벌어질 수 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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