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남, 이재용에 “평화·통일 위해 유명한 인물 되시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 오른쪽)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오른쪽 세 번째),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 두 번째) 등이 18일 이용남 북한 경제담당 부총리와의 면담을 위해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해 북측 관계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 부회장 등 4대 그룹 수뇌부를 포함한 17명의 경제인은 18일 평양시 인민문화궁전 111호에서 이용남 북한 경제담당 부총리 등을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북측에서는 이 부총리를 포함해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조철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용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 등 총 6명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협력 제안이나 가시적인 사업 계획 등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북 제재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양측 경제인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대화를 이어가며 향후 경제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삼성 총수로 처음 북한을 방문한 이 부회장은 “평양역 건너편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쓰여 있었다.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다”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 있는 걸 본 적이 없는데 ‘이게 한민족이구나’ 하고 느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평양은 처음이고 마음에 벽이 있었는데 이렇게 직접 와서 보고 경험하고 여러분을 뵈었다”면서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부총리는 “이재용 선생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더라(웃음)”라며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서도 유명한 인물이 되시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 부회장은 얼굴에 웃음을 띠며 “알겠다”고 답했다.

황호영 금강산국제관광특구 지도국장은 이 부회장과 인사를 하면서 “우리가 오시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방북 수행단은 우리 정부가 결정한 사안”이라는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북한의 요청으로 4대 그룹 총수를 수행단에 포함시킨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명단을 북측에 줬을 때 승인했다는 의미라면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겠다”면서도 “북측은 경제인 누구를 데려오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남북관계가 안 좋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빨리 다시 시작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현 회장 일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화답했다.

남북한 철도 연결이 북한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안이라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은 “철도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 부총리는 “우리 북남 관계 중에서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1년에 몇 번씩 와야 할 거다(웃음)”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에 왔었는데 11년 만에 오니까 많은 발전이 있는 것 같다”면서 “건물도 높아졌지만 나무들도 많이 자라난 것 같고, 상당히 보기 좋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김준엽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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