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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명물 출렁다리… 그대와 걸으면 내 마음 일렁일렁

전남 강진군 도암면 석문산과 만덕산을 연결하는 111m 길이의 ‘사랑 플러스(+) 구름다리’가 55번 지방도로 위를 아찔하게 연결하고 있다.
 
출렁다리와 짚트랙을 갖춘 강진의 명물 가우도.
 
비색 청자의 본향인 고려청자박물관.


전남 남서부 강진군은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남도답사 1번지’로 소개될 만큼 문화재와 볼거리가 많다. 여기에 최근 다양한 출렁다리와 ‘짚트랙’(집라인) 등 즐길거리가 더해지면서 더욱 풍성한 여행지가 됐다.

기암괴석이 아름다워 ‘남도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강진군 도암면 석문산 자락에 ‘사랑 플러스(+) 구름다리’가 걸쳐져 있다. 석문산 바위에 전해오는 사랑을 이어준다는 전설에서 따온 것으로 ‘사랑이 넘쳐 구름 위에 서 있다’란 의미를 지닌 출렁다리다. 석문산과 만덕산을 잇는 길이 111m, 폭 1.5m짜리 산악 현수교다.

주변에 산책로도 조성돼 있다. 가족끼리 걷는 산책길 1시간, 연인과 친구끼리 걷는 만남의 길 2시간, 전문 등산객이 걷는 건강의 산책길 3시간 코스 등이 마련돼 있다. 구름다리 전망대와 꽃단지, 석문계곡과 기암괴석의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석문계곡을 따라 만들어진 295㎡ 규모의 피아노·첼로 모양 풀장 옆길을 따라 따라가면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석문산 쪽을 올려다보면 ‘세종대왕바위’가 근엄하다. 익선관을 쓴 모습과 많이 닮았다. 22명의 자녀를 둔 세종대왕이기에 가족여행이나 연인, 결혼을 앞둔 커플 등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명소로 이름나 있다.

조망대에서 출렁다리로 향한다. 다리 시작하는 곳에 사랑(♡) 조형물이 반긴다. 가운데 강화유리로 아래를 볼 수 있게 된 곳을 지날 때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다리를 건너면 견우직녀봉으로도 불리는 노적봉에 전망대가 있다. 구름다리를 높은 곳에서 아찔하게 내려다볼 수 있다. 산 사이 55번 지방도로를 따라 지나가는 차들이 장난감처럼 보인다.

만덕산은 높지 않은 데다 덕룡산(433m)과 주작산(428m)이라는 빼어난 명산에 가려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품고 있어 문화유적지 답사를 겸한 산행지로 훌륭하다. 산줄기의 아기자기한 암릉과 함께 바다와 인접한 조망도 빼어나다.

백련사는 남도명품길 ‘바스락길’의 출발지다. 인문 사상, 정치학, 물리학·농학을 비롯한 과학기술, 법학, 시문, 예술, 소통의 사회학 등 다방면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다산 정약용의 혼과 정신이 깃들어 있다. 다산은 양반가는 물론 하급관리 자제까지 18명의 제자들을 유배 중 길러냈다.

다산초당에서 가까운 곳에 전남도 선정 ‘가고 싶은 섬’ 가우도(駕牛島)가 있다. 716m 길이의 출렁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이어진다. 출렁다리는 이름과 달리 흔들리지 않는다. 가우도는 ‘소의 멍에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강진 관내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출렁다리는 해상 보도교다. 이곳도 다리 중간에 유리데크를 설치해 강진만의 푸른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과 아슬아슬한 공포감을 안겨준다. 건너면 바로 가우도 복합낚시공원이다. 감성돔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천혜의 낚시터다.

가우도 내 산 정상에 ‘청자타워’가 우뚝하다. ‘2013 청자엑스포’를 기념해 25m 높이로 조성됐다. 청자타워 전망대는 뻥 뚫린 전망을 자랑한다. 여기에 대구면 저두 쪽 바다 위를 횡단하는 짚트랙도 설치돼 있다. 973m에 이르는 전국 최장의 해상 하강체험시설이다. 경사진 와이어 로프에 트롤리를 이용, 무동력으로 하늘을 날듯 활강할 수 있다. 횡단하는데 1분 남짓 걸린다. 라인 3개에 가족과 친구, 연인끼리 공중에서 서로 마주보며 내려올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성인 1인 기준 2만5000원이지만 5000원권 강진사랑상품권을 돌려준다.

짚트랙과 나란히 438m 길이의 또 다른 출렁다리도 있다. 소뿔을 닮은 두 개의 주탑에 부챗살처럼 케이블이 뻗어있는 사장교다. 폭 2.2m 바닥은 나무데크로 만들어졌다. 다리 입구에는 강진만에 버려진 쓰레기를 이용해 만든 거대한 물고기 조형물이 있다.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조성됐다.

저두 인근에 강진 여행의 필수 코스인 고려청자박물관이 있다. 세계가 탐내는 비색 청자의 본향이다. 철분이 포함돼 비색을 만들어주는 유약과, 태토에 무늬를 파내고 흰색과 검은색의 흙을 메워 넣는 상감기법이 특색이다. 이 같은 제작기술을 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과 디지털 기술로 재탄생한 콘텐츠 등이 전시돼 있다. 직접 흙을 빚어 촉감으로 느끼는 빚기 체험도 가능하다.

강진군 대구면과 칠량면 일대에서 188개의 고려청자요지가 발견됐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청자요지의 절반에 해당한다.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3년 국가사적 제68호로 지정됐다.

바로 옆에 민화(民畵)뮤지엄(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2000년 강원도 영월에서 국내 최초의 민화 전문 박물관으로 문을 연 조선민화박물관의 자매관이다. 소장 중인 4500여점의 민화 유물 중 250점을 번갈아가며 전시하고 있다.

일 년 내내 잡귀와 액운을 막아주고 좋은 소식을 불러들인다는 작호도, 꽃 중의 왕으로 불리는 모란을 그린 모란도, 오복에 대한 바람을 담아 새해 첫날 작호도와 함께 대문에 붙였다는 운룡도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그 속에 우리 선조들의 삶이 녹아 있다. 서민들의 소박한 바람과 염원이 솔직하면서도 해학적이다. 전문 해설가의 재미있는 민화 이야기를 들으며 감상하면 재미가 배가된다.

강진=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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