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스포츠] 류현진 ‘사이영상’ 거머쥘 수 있을까?

사진=AP뉴시스
 
‘사이영상’ 트로피
 
역대 최다 7회 수상 로저 클레멘스
 
5차례 수상한 랜디 존슨
 
제이콥 디그롬. 뉴시스
 
맥스 슈어저. 뉴시스


‘코리안 몬스터’ LA 다저스 류현진(32·사진)의 2019시즌은 위대하다. 27경기에 등판해 12승5패, 평균자책점 2.35에다 탈삼진은 148개를 잡아냈다. 168.2이닝을 던졌다. 올 시즌 내내 류현진에게 따라붙은 단어는 ‘사이영상’이다. 말그대로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다. 만약 류현진이 수상하게 된다면 동양인 출신 최초 수상자가 된다. 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류현진이 올 시즌 얼마나 위대했는지를 말해준다.

사이영, 역대 최다 511승

먼저 사이영상의 장본인인 ‘사이 영’은 본명이 아니다. ‘덴튼 트루 영’이다. 사이 영의 투구를 본 스카우트가 “사이클론이 지나가는 것 같다”고 해서 ‘사이클론(cyclone)’에서 따온 ‘사이(cy)’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1867년생인 사이 영은 1890년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에서 데뷔했다. 1899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1901년 보스턴 레드삭스, 1911년 클리블랜드 냅스와 보스턴 러스틀러 등에서 22년 동안 활약했다. 은퇴할 때 나이가 44세였다.

사이 영의 통산 기록은 511승 315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 2.63, 탈삼진 2803개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승 기록이다. 물론 최다패 기록도 보유했다. 815경기 선발 등판, 749경기 완투, 7356이닝 소화 등도 역대 통산 1위 기록이다. 한 시즌 최다승은 1892년 36승이며, 30승 이상 기록한 시즌도 5시즌이나 된다. 193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로저 클레멘스, 최다 7회 수상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955년 사이 영이 세상을 떠나자 1956년부터 사이영상을 시상했다.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를 합쳐 단 1명에게 시상했다. 그러나 1967년부터는 각 리그 투수 1명씩에게 사이영상을 시상하고 있다.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기자로 구성된 투표인단의 투표로 결정된다.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는 역대 최다인 7차례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2004년엔 42세 나이로 수상하면서 역대 최고령 기록을 갖고 있다. 랜디 존슨은 5차례 수상했는데 1999년부터 2002년까지는 4년 연속 사이영상을 받았다. 그렉 매덕스도 1992년부터 1995년까지 4년 연속으로 수상했다.

워싱턴 내셔널스 맥스 슈어저(35)는 2013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소속으로 아메리칸리그에서 수상한 데 이어 2016년에는 내셔널리그에 속한 워싱턴 선수로 또 다시 수상했다. 2017년에도 사이영상을 받았다. 양대 리그에서 모두 사이영상을 받은 선수는 6명이다.

역대 수상자 가운데 최다승은 1968년 아메리칸리그 수상자인 데니 맥클레인으로 31승이다. 반대로 최저승은 지난해 내셔널리그 수상자인 뉴욕 메츠의 제이콥 디그롬(31)이다. 10승이었다. 217이닝을 던졌고, 평균자책점은 1.70이었다. 탈삼진은 무려 269개였다. 사이영상이 다승보다는 소화 이닝, 평균자책점, 탈삼진 등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시아 출신 수상자 0명

수상자 대부분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설의 투수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아시아 출신 선수들이 사이영상을 받은 적은 없다. 2006년 대만 출신 왕첸밍과 2013년 일본의 다르빗슈 유가 2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다. 한국 선수의 경우 아예 사이영상 투표에서 표를 받아 본적도 없다. 한편 일본프로야구에는 1947년 제정된 사와무라상이 있지만, 한국프로야구에는 없다.

디그롬-슈어저와 3파전

류현진은 8월초까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레이스에서 독주했다. 한달 새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4경기 연속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평균자책점은 1점 가까이 상승했다. 그러면서 각종 언론 매체의 평가에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후보 3~4순위로까지 밀려났다. 그러나 지난 15일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부활했다. 사이영상 경쟁에 다시 뛰어들었다.

미국 언론 매체들의 예상을 종합해보면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1순위 후보는 디그롬이다. 9승(8패)에 불과하지만, 190이닝을 소화했고, 탈삼진은 239개나 된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01이다. 평균자책점은 2.61이다.

또 류현진에 앞선 후보가 있다. 슈어저다. 10승 7패에다 평균자책점은 2.81이다. 166.1이닝을 던졌고 탈삼진은 233개다. 평균자책점에선 류현진이 앞서지만, 소화 이닝과 탈삼진에선 디그롬과 슈어저가 월등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이크 소로카(22)도 평균자책점 2.57을 앞세워 사이영상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2경기 호투땐 역전 가능

류현진에겐 역전 기회가 남아 있다. 22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전과 이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등판이 예정돼 있다. 두 경기에서 무실점 호투가 이어진다면 평균자책점을 더욱 끌어내릴 수 있다. 그리고 180이닝 이상을 소화하게 돼 사이영상 수상의 암묵적 마지노선도 돌파하게 된다. 사이영상 경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이다.

김영석 선임기자 ys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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