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지 변경·훈련 중단… ‘우한 폐렴’에 스포츠도 몸살

대구 FC가 지난 23일 중국 윈난성 쿤밍 스포츠정책과학원 운동장에서 전지훈련의 일환으로 연습경기를 펼치고 있다.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쿤밍은 폐렴 사태의 발원지인 우한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대구는 전지훈련을 중단하고 30일 귀국을 결정했다. 대구 FC 홈페이지


‘국제대회 취소되고, 훈련 중인 구단들 급거 귀국하고’

스포츠계가 ‘우한 폐렴’에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대회들이 잇달아 취소되고 있고 프로구단들도 중국 내 전지훈련 도중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대한민국농구협회다. 국제농구연맹(FIBA)은 지난 27일 여자부 올림픽 예선(2월 6~9일) 개최지를 중국 광둥성 포산에서 세르비아 베오그라드로 바꿨다.

협회 관계자는 28일 “중국행 항공·호텔 예약을 모두 취소하고 세르비아행 항공권과 새로운 숙소를 물색하고 있다”며 “당장 경기가 열흘여 앞으로 다가와 항공편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은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 C조에서 스페인(3위)·중국(8위)·영국(18위)과 경쟁한다. 조 3위 안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그런데 갑작스런 일정 변경이 경기 외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당초 순위가 비슷한 영국을 무조건 잡고 난적 중국에 승부를 건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경기 장소가 유럽지역으로 바뀜에 따라 시차적응 난제가 생겨난 한국이 영국보다 불리한 상황이 됐다. 같은 조건인 중국과의 승부에 무게를 더 실어야 할 판이다.

앞서 복싱과 여자축구도 중국 지역에서 호주와 요르단으로 각각 올림픽 예선 개최지를 옮겼다. 올림픽 육상 랭킹 포인트를 확보할 수 있는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대회는 2월 12~13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취소됐다. 3월 13∼15일에 예정된 중국 난징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 개최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프로스포츠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상하이 상강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 경기를 무관중으로 진행했다. 다음 달 11일부터 시작되는 ACL 조별리그 일정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클럽들 상당수도 중국 클럽과의 경기가 예정돼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축구협회는 2020 슈퍼컵에 이어 슈퍼리그도 연기하기로 각 구단에 통보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중국에서 전지훈련을 펼치고 있는 프로축구 K리그 구단들은 일제히 일정을 중단했다. 지난 6일부터 중국 쿤밍에서 전지훈련을 펼친 대구 FC는 30일 중도 귀국한다. 쿤밍에서 30일까지 체류한 뒤 상하이로 넘어가 2월 13일까지 마무리 훈련을 펼칠 계획이었다. 상주 상무는 지난 20일부터 중국 메이저우에서 펼친 전지훈련을 중단하고 27일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로 복귀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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