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목사님·연예인이 읽어주는 성경으로 통독한다”

배우 신애라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직접 성경을 읽고 있다. 유튜브 채널 ‘신애라이프 오디오성경’ 캡처


두꺼운 성경책을 펴고 눈으로 읽어 내려가는 성경통독은 이제 옛날 얘기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귀로 성경을 읽는 시대가 됐다. 최근 유튜브에선 성경 읽어주는 콘텐츠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크리스천 유튜버를 비롯해 목사, 연예인이 직접 나서 성경을 읽고 녹음한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두드러진 현상이다.

실제로 유튜브에 ‘성경통독’을 검색하면 ‘오디오 성경통독’ 영상과 ‘성경통독 하는 법’ 영상 비율이 전체 가운데 약 절반을 차지한다. 조정민(베이직교회) 목사는 유튜브 채널 ‘더 메시지 랩’을 통해 오디오 성경 콘텐츠를 제공한다. 선한목자교회(유기성 목사)도 올해 유기성 목사의 목소리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합성한 성경통독 콘텐츠를 내놨다.

기독 유튜버들의 콘텐츠 또한 호응을 얻고 있다. 유튜브 채널 ‘성경 읽어주는 큰아들’은 구독자 10만명이 넘는 성경통독 채널이다. 2년 전부터 신구약 성경 66권을 권별로 녹음한 콘텐츠를 올리기 시작했다. 유명 연예인과 아나운서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아이돌 겸 배우인 최시원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유튜브에서 성경읽기’라는 제목으로 성경 66권을 1년 6개월에 걸쳐 완독했다. 배우 신애라는 ‘신애라이프 오디오성경’을 운영하고 있다.

댓글에는 긍정적 반응이 많다. 한 구독자는 “(성경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너무 좋다”고 했다. 또 다른 구독자는 “말씀이 귀에 쏙 들어온다”면서 “벌써 세 번째 (성경) 통독을 마쳤다. 믿음이 날로 성장하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내놨다.

이러한 현상은 팬데믹 기간 교회의 돌봄이 취약해지면서 신앙을 지키기 위한 성도들의 노력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조성돈 실천신대 목회사회학 교수는 “(기존에는) 교회가 제공하는 콘텐츠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교인들이 직접 콘텐츠를 찾아 나서는 추세”라며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기독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지나친 미디어 노출에 대한 우려는 없을까. 문화선교연구원 임주은 연구원은 “아직 문제가 될 만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았다. 속단은 자제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바쁜 사회를 사는 기독교인이 쉽게 성경을 읽을 수 있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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