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독 불씨 된 월요 기도회처럼… 화요평화기도회 불붙인다

15일 경기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화요평화기도회 창립예배’ 현장. 이날 예배에 참석한 성도 200여명은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면서 ‘화요평화기도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포=신석현 포토그래퍼


기도회가 시작된 것은 서독과 동독 사이의 군비 경쟁이 가열되던 1982년 9월이었다. 동독의 크리스천들은 라이프치히에 있는 니콜라이교회에 모여 조국 통일을 기원하는 ‘월요 기도회’를 열기 시작했다. 기도회의 슬로건은 ‘칼을 쳐서 쟁기로’. 참가자들은 하루빨리 조국이 전쟁의 위험에서 벗어나길 기도했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염원했다.

해가 갈수록 행사의 동참자가 늘었다. 급기야 89년엔 기도회에서 이어진 시가행진에 무려 7만명이 참가했다. 역사가들은 이 기도회가 독일 통일의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하곤 한다.

한국전쟁 정전 70주년(2023년)을 앞두고 한국교회에서도 독일의 월요 기도회를 벤치마킹한 기도운동이 시작됐다. 세계한국인기독교총연합회(세기총)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주최하고 ㈔우리민족교류협회와 한국오픈도어선교회가 주관하는 ‘화요평화기도회’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고 7차 핵실험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평화를 염원하는 교계의 절박한 기도운동이 시작된 셈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는 15일 경기도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 열린 ‘한국교회 화요평화기도회 창립예배’였다. 애기봉은 북한과 불과 3㎞ 떨어진 곳으로 분단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이날 현장엔 성도 200여명이 모여 ‘화요평화기도회’의 출범을 축하했다.

예배 설교자로 나선 이는 세기총 대표회장인 신화석 목사였다. 신 목사는 ‘화평케 하는 자’(마 5:9)라는 제목의 말씀을 통해 “평화를 깨뜨리는 사탄을 이기는 길은 예수 그리스도뿐”이라고 강조했다.

신 목사는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오는 유일한 방법은 남북 지도자들과 국민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것”이라며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게 전도이자 선교”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평화를 만드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사실을 자각해야 한다”며 “선교를 통해 누군가를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하는 일을 꾸준히 벌인다면 한반도와 지구촌엔 분명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예배에서는 북한의 현실을 살필 수 있거나 지구촌에서 박해받는 교회들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영상도 상영됐다.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지구촌선교회 워십선교단’의 특별 무대, 우크라이나 출신 크리스천으로 구성된 ‘우크라이나 천사 합창단’의 특송도 눈길을 끌었다. 대표기도를 맡은 우리민족교류협회 북방선교회 실무총재인 김진우 장로는 “뜨거운 성령의 바람이 애기봉을 감싸게 해 달라. 북한을 구원해 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세기총 관계자는 “교계 단체와 연합해 정기적으로 애기봉에서 화요평화기도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통일이 되는 그날까지 지속적으로 평화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세기총은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세기총 사무실에서 우리민족교류협회와 화요평화기도회를 비롯해 다양한 협력 사역을 전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김포=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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