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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루 만에 또 11%↓… 추락하는 테슬라 ‘백슬라’도 위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44% 급락하는 등 위기를 맞고 있다. 미 콜로라도주 덴버에 있는 테슬라 판매점의 모습. AP연합뉴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주가가 27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11.41% 폭락해 109.10달러(약 13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6일부터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으로 주가 100달러 선을 의미하는 ‘백슬라’ 붕괴를 눈앞에 두게 됐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이후 69%, 12월에만 44% 떨어졌다. 역대 최고가였던 지난해 11월 4일 409.97달러(지난 8월 25일부터 적용된 3대 1 주식분할을 반영한 가격)에 비하면 73% 폭락했다. 시가총액은 3445억 달러(약 437조2394억원)로 쪼그라들며 존슨앤드존슨, 월마트, JP모건체이스에 밀리는 시총 20위 회사로 전락했다. 지난해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한 최초의 자동차 회사라는 명성도 무색해졌다.

주가 급락의 1차 원인은 주요 생산거점인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 축소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테슬라 내부자료를 입수해 “생산 축소 계획이 내년까지 연장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상하이 공장은 지난 24일부터 중단된 상태인데 다음 달 3∼19일 17일간 생산을 재개하고 20∼31일 춘제 연휴로 다시 가동을 멈춘다는 것이다.

KB증권은 생산 축소 배경으로 중국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재고 증가, 자동차시장 부진 예상을 제시했다. 중국상업은행에 따르면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의 12월 일평균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반면 중국 전기차 브랜드인 비야디는 93% 판매가 증가했다. KB증권은 “정가를 고수하던 테슬라가 최근 미국 시장에서 할인에 들어간 것과 440억 달러가 들어간 트위터 인수도 부담 요소”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세금공제 혜택으로 국내 수요를 강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중국·유럽 등 다른 시장에서는 수요가 오히려 줄어들 수 있어서다. 테슬라 전기차 수요의 급감 우려로 28일 국내 증시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이 4.49% 하락하는 등 2차전지 관련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여러 돌발행동도 주가를 흔드는 위험 요소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위터에 집중하는 행동이 테슬라 주주를 짜증 나게 한다”고 전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최근 주가 하락은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와 이에 따른 자기 평판 붕괴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개미들의 ‘테슬라 사랑’은 좀처럼 식지 않는 모습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한국예탁결제원 자료를 인용해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1∼27일 테슬라 주식 1억6000만 달러(약 20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부터는 27억5602만 달러(약 3조5020억원)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했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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