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으니 기도 소리 커져” “시기상조” 갈려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신우회 회원들이 1일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벗은 채 수요예배를 드리고 있다. 김동규 인턴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수요예배를 드리는 모습. 마스크 착용자들 사이로 ‘노마스크’ 성도도 눈에 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1일 정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NH투자증권 빌딩에서 열린 ‘찾아가는 직장인 예배’ 현장.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뒤 처음 맞는 수요예배였다. 여의도제일교회(박대준 목사)가 준비한 예배에 참석한 20여명의 신우회 회원은 마스크를 벗은 채 찬양을 부르고 통성기도도 했다.

김민정(48·여)씨는 “마스크를 벗고 회원들의 얼굴을 보며 예배를 드리니 확실히 예배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진 것 같다”고 했다. 신우회 회장인 정유진(54)씨도 “신우회 회원 중 오늘 처음 얼굴을 본 이들도 있다. 찬양과 기도 소리 모두 커졌다”며 반색했다.

27개월여 만에 실내 마스크 착용이 해제되면서 일선 교회에서도 예배와 기도회 등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성도들은 오랜 만에 서로 만면 가득한 미소로 담소를 나누는가 하면 ‘노마스크’로 더 커진 찬양 소리에 감동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감염 예방과 건강상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일선 교회들은 마스크 착용 여부를 성도들의 자율에 맡기면서도 예배와 모임 등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이경미 서울 마포 순복음반석교회 목사는 “오전에 드린 예배에 참석한 고령의 권사님들이 오랜만에 마스크를 벗고 기도하고 찬양하셨다”면서 “코로나 감염이 여전히 불안하지만 교인들의 자율에 맡길 생각”이라고 전했다. 서울 영등포 대림감리교회(강득환 목사)의 수요예배에 참석한 교인들 중에서도 10여명이 마스크를 벗었다. 이창연 부목사는 “그동안 교인들의 표정을 확인하지 못한 채 설교하면서 무척 답답했는데 이제는 표정을 보며 소통할 수 있게 된 게 무척 좋다”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는 분위기이지만 섣불리 벗기에는 익숙지 않거나 어색해하는 모습도 확연했다. 일부 대형교회에서는 예배 가운데 이뤄지는 성찬식과 각종 예식 등에 있어서도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른 세부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25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배를 드린 서울 마포 서현교회(이상화 목사)에서는 ‘노마스크’ 교인은 고작 두 명뿐이었다. 이 교회의 한 장로는 “마스크를 벗고 예배를 드렸다. 마스크를 벗는 교인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실내 마스크 해제로 움츠려 있던 교회가 활력을 얻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아직까지는 쓰고 있는 교인이 훨씬 많다”고 밝혔다. 이 교회 음경자 권사도 “나이도 있고 여전히 코로나가 우려스러워 당분간 마스크를 착용하고 싶다”고 했다.

박대준 목사는 “몸에 밴 습관이나 코로나 감염 등을 이유로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겠다는 분이 아직 많은 것 같은데 회중의 얼굴을 봐야 하는 설교자로선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너무 불편하다”면서 “(마스크 착용 때문에) 그동안 통성기도를 해도 소리가 안 나왔는데 이제 가능해지니까 그런 부분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장창일 기자, 김나영 김동규 김세윤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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