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무너졌지만 신앙은 무너지지 않아”

광림교회가 튀르키예와 시리아 국민을 위해 기도해 달라는 내용을 담아 홈페이지에 올린 영상. 안디옥개신교회를 섬기는 장성호(왼쪽 두 번째) 선교사가 지진으로 무너진 교회 앞에서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서울 광림교회(감독 김정석)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는 12일 ‘지금 튀르키예, 시리아를 위해 기도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2분51초 분량의 영상엔 지진으로 폐허가 돼버린 튀르키예 도시들과 삶의 보금자리를 잃고 슬픔에 빠진 이재민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영상 중간에 등장한 이들은 안디옥개신교회를 섬기는 장성호·박희정 선교사 부부였다. 튀르키예 동남부 안타키아에 세워진 이 교회 역시 강진으로 처참히 무너진 상태다.

장 선교사는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했고, 박 선교사는 “여러분의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영상엔 이런 자막도 등장했다. ‘건물은 무너졌지만 성도들의 신앙은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안디옥개신교회는 광림교회가 현지에 있던 프랑스영사관 건물을 매입해 2000년 6월 봉헌한 교회다. 13일 광림교회에 따르면 이 교회는 지진 발생 직후 현지 대응팀을 꾸리고 장 선교사에게 긴급 구호금을 전달하는 등 구호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정석 감독을 비롯한 광림교회 관계자 20여명은 지진이 발생한 지난 6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 도착했다. 원래 계획은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안타키아에서 튀르키예 참전용사 위로 행사를 여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진으로 국내선 운항이 전부 취소되면서 행사는 취소됐다. 이들은 공항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뒤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장 선교사에게 전할 긴급 구호금 2만5000달러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귀국한 김 감독은 이튿날 주일 예배에서 성도들에게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향한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김 감독은 “지진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전했으면 한다. 당분간 그들을 위한 재해헌금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 그들에게 위로를 전하자”고 당부했다.

광림교회 일부 교역자는 튀르키예에 남아 현재도 구호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안타키아에 머물고 있는 권순정 광림교회 부목사는 국민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7일 구호활동을 시작했다”며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곳마다 봉사자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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