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왔는데… 교회학교 “교사 인력난 어쩌나”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로 돌입하는 가운데 교회학교들이 교사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한 교회학교 학생들이 주일예배에서 찬양하는 모습. 국민일보DB


송구영신 예배에 참석한 유치부 어린이들의 공연 장면. 국민일보DB


‘교회학교 교사 추가 모집’

서울 서초구의 A교회가 12일 주보에 낸 구인 광고다. 교회학교가 돌아가는 데 필요한 교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 한 달여 지났지만 교회학교 교사를 충원하지 못한 교회들이 적지 않다. 실내 마스크 해제와 함께 본격적인 엔데믹 시대로 들어가는 상황에서 학생 충원과 함께 ‘교사 부족’ 사태는 교회학교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비대면 기간 중 봇물처럼 쏟아진 각종 동영상 교육 콘텐츠에 대한 기대 또한 커지면서 ‘미디어 전문 교사 충원’이라는 새로운 과제도 떠안았다.

서울 종로구 연동교회(김주용 목사)는 교회학교 교사를 연중 상시 모집하고 있다. 학기 중 봉사를 그만두는 교사의 빈자리를 채우는 동시에 양질의 교육을 위한 교사 확보 차원에서다. 교회학교 교감 정호연 집사는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장기적으로 ‘교사 1명당 학생 2~3명’만 배정해 교회교육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 상시 모집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교사 수급 확대를 위한 장기 계획을 세우는 교회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경우다.

인천 예전중앙교회(박영래 목사) 중등부는 지난해 말까지 중등부 교사를 절반밖에 충원하지 못했다. 이 부서의 학생은 20명 수준이지만 교사는 3명뿐이라 교사 한 명당 학생 7명씩 맡아야 하는 셈이다. 교사 1인당 4~5명을 이상적이라 생각했던 기대에 비하면 다소 벅찬 상황이다. 젊은 교사 부족으로 교사 평균 연령이 높아진 것도 문제다. 이 교회 중등부 전체 교사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중학교 1학년과 비교하면 30년 가까운 차이가 난다.

서울대방교회는 코로나가 퍼진 2020년부터 학생 수가 감소하자 교사 수도 덩달아 줄였다. 하지만 교회학교 정상화를 위해 교사 수 회복에 힘을 쏟고 있지만 수급이 여의치 않다. 임성준 교육전도사는 “올해 봉사할 교사 인원을 채우지 못해 결국 부족한 상태로 새해를 맞이했고 지난달 중순이 돼서야 간신히 충원했다”면서 “교사 부족으로 다음세대에 제대로 된 신앙교육을 못 하고 있다는 미안함이 크다”고 토로했다.

아이들을 담당하는 교회학교 교사들이 처한 현실도 만만치 않다. 서울 강동구의 B교회 교사 홍경진 집사는 “학교에서도 교권이 무너졌다고 하는데 교회학교는 더욱 열악하다”면서 “부모 등쌀에 억지로 교회에 나와 졸고 있는 사춘기 아이들을 다루는 게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점점 교사 봉사를 기피하는 것 같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영상 제작을 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구하는 건 ‘언감생심’에 가깝다. 이에 기존 콘텐츠 활용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김성중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코로나 기간에 제작된 각종 비대면 예배용 교육 콘텐츠의 활용도가 극히 낮다”면서 “성경 교사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의 유튜브 등에 공개된 다양한 신앙 콘텐츠를 교회 현실에 맞게 적극 활용하는 것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창일 기자 조승현 이현성 황수민 인턴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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