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하와 동등하게 창조… 복음 전파 지역선 여권 향상”

기독교가 여성을 업신여기는 등 비하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오히려 복음이 들어간 곳에는 항상 여성의 존엄성과 권리가 향상되었다는 게 역사적 사실로 드러난다. 그림은 알렉산드레 비다(1823~1895)가 남긴 예수 생애의 동판화 연작 삽화. 혈루증을 앓는 여인이 한 손으로 예수의 겉옷 가를 만지려는 장면(마 9:20). 예수는 이 여인을 차별없이 치료해줬다. 국민일보DB






A: ‘기독교가 여성을 비하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다른 종교의 상황을 간략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승불교는 ‘여성불성불론’(여성은 성불할 수 없다는 것)을 통해 여성에게 차별적인 면모를 그대로 드러낸다. 예기(禮記)와 같은 유교의 경전도 여자에게 ‘삼종지도’(결혼 전에는 아버지를, 결혼 후에는 남편을, 남편 사후에는 자식을 따라야 한다는 것)를 가르친다는 점에서 유교에서도 남성과 여성은 평등하지 않다.

2015년 영국의 BBC에서 방영된 ‘인도의 딸’이라는 다큐멘터리는 여전히 여성 억압적인 종교 관습과 문화를 강요하는 힌두교를 고발했다. 현재 아프가니스탄과 같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인권은 심각하게 억압당하고 있으며, 꾸란도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하게 다룬다. 따라서 대부분의 종교는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한다고 할 수 있다.

아담과 하와, 동등한 존재의 피조물

그러나 다른 종교와 달리 기독교가 여성을 비하하지 않는다는 점을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우선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동일하게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하셨기에 사람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두 존엄한 존재다. 하와는 아담의 ‘돕는 배필’(창 2:18)로 창조되었지만 남성보다 열등하게 만들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돕다’에 해당되는 히브리어는 ‘에제르’인데, ‘우리를 도우신다’는 의미를 가진 에벤에셀 하나님의 호칭에서 사용되듯이 강한 자의 능력을 의미한다.(삼상 7:12) 하나님은 하와를 아담과 충분하게 동등한 존재로 창조하셨다.

둘째 구약성경에는 기록되던 당시의 가부장적 문화가 반영되어 있지만 문화 자체와 하나님의 뜻은 구분해야 한다. 노예제도와 여성에 대한 문화적 차별을 만든 것은 하나님이 아니라 사람들이다. 그래서 성경은 여성 전쟁포로에 대한 성폭력을 금지하고, 율법은 이혼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며 과부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명령한다. 성경은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것을 경건한 신앙의 표상으로 규정한다. 또한 신약성경의 예수님은 공생애 사역 동안 여성을 조금도 무시하지 않았다. 가나안 여인의 딸과 혈루증을 앓던 여인을 차별없이 치료해주셨으며 부활의 첫 증인도 여성들이었다. 그리고 초대교회에서 사도들의 선교를 돕는 여성 조력자들도 많이 있었다.

여성비하 NO, 교회보호 위한 교훈

마지막으로 신약성경에 여성을 비하하고 있다고 흔히 지목되는 세 구절은 원뜻을 오해한 것이다. 가령 사도 바울이 “여자는 교회에서 잠잠하라”(고전 14:34)고 말한 구절의 요지는 이방 종교의 여성 사제 역할이 교회에 도입되지 않도록 하라는 것이다. 또한 “여자가 가르치는 것과 남자를 주관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딤전 2:12)는 구절도 당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여성으로 남성을 주관하게 하려는 영지주의 이단사상을 경계하라는 말씀일 뿐, 여성 전체에게 교회 내에서 침묵을 강요한 것은 아니다.

아울러 “여성은 해산을 통해서 구원을 받는다”(딤전 2:15)는 말씀도 출산을 해야만 구원을 받는다는 말이 아니다. 여성이 자녀를 양육하면서 믿음과 사랑과 거룩함으로 살아간다면 구원을 받을 것이라는 뜻이다. 바울 서신서의 세 구절은 여성을 비하하라는 명령이 아니고 이방종교로부터 교회를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교훈으로 주어졌다.

성경, 남녀간 다른 역할 기술

결론적으로 기독교와 성경이 여성을 비하한다는 비판은 완전히 틀렸다. 신학자 존 하워드 요더가 “남녀간 가치의 평등이 역할의 동일성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듯이 성경에는 남녀 역할의 다름을 말하는 구절들이 있지만 그것이 여성을 비하하는 명령은 아니다. 성경은 “이제는 유대인과 헬라인, 종과 자유인, 남자와 여자의 차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모두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갈 3:28)가 되었다고 선포한다. 창조교리는 남녀 모두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존엄성의 근거를 제공하며 성령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에게 남녀 구분없이 임재하신다. 초대교회에서 행해진 세례와 성만찬 그리고 구원의 교리도 남녀간에 동등하게 적용된다. ‘기독교가 여성을 비하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기독교의 복음이 들어간 곳에서는 항상 여성의 존엄성과 권리가 향상되었다”는 사실(史實)로 답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만 보아도 이것은 아주 분명하다.

김기호 한동대 교수·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여성, 그대의 사명은

내과의사이면서 심리학적 소양을 갖춘 폴 투르니에(1898~1986)의 명저다. 하나님은 아담과 하와를 동등한 가치를 가진 존재로 창조했다. 하지만 남성은 무의식적으로 여성에게 차별적이거나,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만 여기는 왜곡된 문화에 편승하기 쉽다. 하나님의 소명은 여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남녀 역할의 차이가 불평등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저자는 하나님의 창조질서 가운데 여성의 귀중한 인격성과 사명감이 회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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