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나눔의 자긍심 품은 유자녀들 사회에서 훌륭한 역할 해내길 응원”

‘DF장학회’ 장학생들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관계자들이 20일 서울 서대문구 본부에서 열린 ‘DF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에서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알리는 피켓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평소 전투기와 전함에 관심이 많은 안현균(14)군은 아버지를 ‘자상한 아버지’로 기억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전투기 이야기를 할 때면 귀 기울여 들어주고 아들이 좋아하는 영화를 예매해 함께 보기도 했다. 그런 안군의 아버지 안경상씨는 2020년 갑작스럽게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5명에게 폐와 신장, 간을 선물하고 세상을 떠났다.

안군은 20일 “아버지는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 돼 주셨다. 열심히 공부해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도 해주셨다”면서 “장기기증은 생명을 살리는 뜻깊은 일이고 장기기증을 하신 모든 분은 영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본부·이사장 박진탁 목사)는 20일 서울 서대문구 본부에서 ‘2023 제4회 DF(Donor Family)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개최하고 뇌사 장기기증인 유자녀 11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안군도 이날 장학금을 받았다.

본부는 기증인의 유자녀들이 경제적 어려움 없이 학업과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예우하자는 취지로 2020년 ‘DF장학회’를 발족했다. 장학회는 매년 만 25세 이하인 유자녀들을 선발해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이번 수여식에는 4년째 후원을 이어가고 있는 서울 구산교회(조성광 목사)를 비롯해 안성중앙교회(송용현 목사), 은평중앙교회(박병도 목사) 등이 후원자로 나섰다.

박진탁 이사장은 “생명나눔의 자긍심을 품은 기증인 유자녀들이 장차 우리 사회에서 훌륭한 역할을 해내길 응원한다”면서 “앞으로 뇌사 장기기증인의 숭고한 사랑을 기리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했다.

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뇌사 장기기증자는 감소하고 있다. 뇌사 장기기증자뿐 아니라 장기기증 희망 등록자 역시 감소하는 추세다. 2020년 장기기증자는 478명, 2021년 442명, 2022년 405명을 기록했다. 희망등록자 역시 2021년 8만8865명, 2022년 6만9439명으로 전년 대비 22%가량 줄어 장기기증 활성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글·사진=유경진 기자 ykj@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