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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학습에 쓰는 GPU 95% 공급… 챗GPT 덕에 웃는 엔비디아

엔비디아에서 생산하는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카드(GPU) A100. 엔비디아는 AI 학습에 사용하는 GPU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 제공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그래픽카드 업체 엔비디아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AI 학습 및 작동에 필수적인 데이터센터용 그래픽카드(GPU) 시장을 엔비디아에서 꽉 잡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채굴 수요가 사라지면서 주춤했던 엔비디아가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생성형 AI가 확산하면 엔비디아 GPU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생성형 AI를 훈련하려면 막대한 양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고성능 GPU가 많을수록 훈련 시간을 줄일 수 있다.

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챗GPT 훈련에 필요한 GPU 수는 2020년 약 2만개에서 향후 3만개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대규모 언어 모델 개발에 사용된 매개변수는 2018년 약 1억2000만개에서 2020년 1800억개 가량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GPU 수요는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

오픈AI는 챗GPT 구동을 위해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 A100을 쓰고 있다. A100 가격은 대당 1만~1만5000달러에 이른다. 엔비디아의 최상위 모델 H100은 대당 가격이 3만 달러를 넘는다. 오픈 AI 등 생성형 AI 업체들이 더 나은 성능 구현을 위해 투자에 나서면 엔비디아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게 될 수 있단 의미다. 뉴스트리트리서치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AI 학습에 사용하는 GPU 시장에서 9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가상화폐 시장이 위축하면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더리움이 채굴방식을 변경하면서 과거처럼 고사양 GPU가 필요하지 않은 게 주요 원인이었다. 엔비디아 주가는 가상화폐 열기가 정점이던 2021년 11월에 주당 329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10월 11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1년 사이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성장동력을 둘러싼 회의론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생성형 AI가 급부상하면서 주가는 계속 상승해 220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데이터센터용 GPU 등의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외에 AMD, 인텔 등 기존 그래픽카드 업체도 데이터센터용 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기업들은 각자의 필요에 맞는 전용 AI 반도체 개발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함께 기존 GPU 대비 10분의 1 크기에 4배 이상의 전력 효율성을 갖춘 AI 반도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SK스퀘어·SK텔레콤·SK하이닉스가 함께 설립한 AI 반도체 기업 사피온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3에서 ‘사피온 X220’으로 챗GPT 원천기술인 트랜스포머 기반의 자연어 처리 시연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올 하반기에 성능을 향상한 X330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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