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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웨이' 닦은 구본무 회장 별세…구광모 4세대 승계 본격화

23년간 그룹 이끌며 가치창조형 일등주의로 글로벌기업 육성
고인 유지 받들어 '3일 비공개 가족장'…문대통령, 장하성 실장 보내 조문
차세대 리더 구 상무, 그룹 재편 주목…전문경영인 체제 강화할 듯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20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연합뉴스 자료사진] 


LG그룹을 23년간 이끌어온 구본무 회장이 20일(한국시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3세.
 
2001년 평택시 LG전자 평택공장을 방문한 리펑 중국 상무위원장과 구본무 회장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LG그룹은 이날 오전 9시 52분께 구 회장이 서울대병원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영면에 들었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해 악성 뇌종양의 일종인 교모세포종이 발견돼 수차례 수술을 받았으며, 통원 치료를 하다가 최근 상태가 악화하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방사선 치료를 했지만 차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1년간 투병생활을 하는 가운데 연명치료는 하지 않겠다고 평소 밝혔다"면서 "장례도 조용하고 간소하게 치르기를 원했던 고인의 유지와 유족들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르고 공개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족측은 고인의 장례를 '3일 가족장' 형식으로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채 치르기로 했다.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족 외에 조문객은 물론 조화도 받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구 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진 직후 빈소에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보낸 데 이어 장하성 정책실장을 보내 조문하게 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대한상의와 한국경영자총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무역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는 일제히 논평을 내고 "대한민국 경제의 큰 별이 떨어졌다"면서 애도의 뜻을 밝혔다.

그룹 측은 LG전자, LG화학을 비롯한 계열사에도 별도의 분향소를 마련하지 않기로 했다.

3일장이 결정됨에 따라 발인은 오는 22일 진행될 예정이나 유족 측은 장지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고인의 아호를 딴 경기도 광주시 '화담(和談)숲'이 되지 않겠느냐는 추측도 내놨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의 손자이자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LG가(家) 3세대 총수'인 고인은 지난 1995년부터 그룹 회장을 맡았다.

연세대를 다니다가 미국 애슐랜드대 경영학과와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 경영학과를 잇따라 졸업한 뒤 ㈜럭키에 입사했으며, 이후 럭키 유지총괄본부장에 이어 금성사 이사, 럭키금성 기획조정실 전무, 럭키금성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고인은 다양한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핵심 사업인 전기·전자와 화학 사업은 물론 통신서비스,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거듭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도 경영, 가치창조형 일등주의, 도전주의와 시장선도 등을 경영 이념으로 삼으며 LG그룹의 '기술개발력 제고'와 '세계화 추진' 등 제2의 경영혁신을 주도적으로 준비했다.

최근에는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에 4조원을 투자해 국내 최대 규모의 융복합 연구단지인 'LG사이언스파크'를 건립하며 LG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첨단 연구개발(R&D)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구 회장이 타계하면서 LG그룹 경영의 지휘봉은 외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가 쥐게 됐다.

구 회장의 동생인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4년 고인의 양자로 입양된 구 상무는 다음달 29일 열릴 ㈜LG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되는 것을 계기로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그룹 지주회사인 ㈜LG의 하현회 부회장을 비롯한 6명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에게 계열사별 현장 경영을 맡기고 자신은 큰 틀의 경영 좌표를 제시하면서 신성장 사업 발굴에 주력할 전망이다.

자동차 전자장비(전망) 사업을 비롯해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분야 등이 'LG 4세대 총수' 구 상무가 주력할 미래 사업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동안 와병 중이던 구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그룹 총괄 경영을 맡았던 구본준 부회장은 당분간은 과도체제에서 구 상무에게 '조언자' 역할을 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고 계열 분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룹 관계자는 "고인이 지주회사 체제 구축과 계열 분리를 마무리한 2005년 선포했던 이른바 'LG 웨이(Way)'는 여전히 그룹 경영활동의 기본이자 기업문화로 뿌리내려져 있다"면서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선견지명은 '글로벌 LG'의 든든한 토대가 됐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영식 씨와 아들 구광모 LG전자 상무, 딸 연경·연수 씨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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