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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제국' 스타벅스 키운 슐츠 회장 물러난다…정계 진출할까

'공직' 진출도 추후 선택지로 거론…언론 "2020년 대선 출마할수도"
경영 혁신 대명사…인종·성 소수자·총기 등 사회문제에도 적극 발언


세계 최대 커피 체인 스타벅스를 '커피 제국'으로 성장시킨 하워드 슐츠(65) 회장이 30여 년 만에 영욕을 함께한 회사를 떠난다.

스타벅스는 4일 슐츠 회장이 오는 26일 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후임 회장은 백화점 J.C.페니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마이런 얼먼으로 결정됐다.

스타벅스는 또 슐츠 회장이 현재 스타벅스가 사회적 영향과 관련한 책을 저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슐츠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스타벅스는 수백만 명이 커피를 마시는 방식을 바꿨다. 이것은 진실"이라며 "그뿐 아니라 우리는 전 세계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의 삶도 개선했다"고 말했다.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한 슐츠는 독특한 경영 철학과 전략을 선보여 경영 혁신의 대명사로 꼽힌다. 시애틀의 작은 커피 전문점이었던 스타벅스는 세계 77개국에 2만8천여 개 매장을 가진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났다.

뉴욕타임스(NYT)는 "슐츠 체제에서 스타벅스의 재정적 성공은 엄청났다"며 "1992년 기업공개 이후 주가는 2만1000% 상승했다. 그때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지금 200만 달러 이상을 벌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4월 케빈 존슨에게 CEO직을 넘겨주고 회장을 지낸 슐츠는 앞으로 명예회장을 맡을 예정이다.

명망 높은 기업가인 슐츠의 사임이 관심을 끄는 것은 '커피 황제'의 은퇴라는 점과 함께 그가 범 민주당의 잠룡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는 이유도 있다.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공개지지하기도 했던 그는 대선 후보군에 계속 언급돼왔다. 로이터, AFP통신 등 외신들도 일제히 그의 사임 소식이 2020년 대선 출마설에 한층 무게를 실을 것이라고 전했다.

헤지펀드 시브리즈 파트너스 창립자 더글러스 카스는 로이터에 "지난 2년간 나는 슐츠 회장이 2020년 민주당 대선 후보를 노릴 것이라고 말해왔었다. 여전히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슐츠는 스타벅스를 경영하면서 인종, 성 소수자, 참전용사, 총기폭력, 학생 부채, 소외 계층 청소년 등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끊임없는 관심을 보여온 게 사실이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매일같이 혼란을 만들어내는 대통령"이라고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反) 이민 행정명령'에 반기를 들고 "향후 5년간 전 세계에서 난민 1만명을 고용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30일에도 CNN 방송에 나와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를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슐츠는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서 "추측에 근거한 기사들을 더 만들어내지 않고 솔직해지고 싶다"며 "우리나라, 즉 분열 심화와 세계 무대에서의 미국의 입지에 대해 깊이 우려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내 (인생의) 다음 장(章)에서 하고 싶은 것 한 가지는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지 알아내는 것"이라며 "그게 뭘 의미하는지 아직 확신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는 "다양한 옵션에 대해 생각하려고 하고, 그건 공직을 포함할 수도 있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정계 진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그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자선사업부터 공직까지 일련의 옵션"을 거론하며 정계 진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슐츠는 애초 지난달에 사임을 발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 4월 필라델피아 시내의 한 매장에서 발생했던 흑인 인종차별 논란으로 불매 운동까지 벌어지자 이를 미뤘다고 NYT에 설명했다.

당시 그는 직접 나서서 사과하고, 음료를 안 사도 매장에 앉아 있거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 하루 동안 미국 내 직영매장 8천여 곳의 문을 닫고 인종차별 예방 교육을 하는 등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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