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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 대란'…아시아나 이틀째 국제선 운항 지연 속출

기내식업체 협력사 대표 스스로 목숨 끊어…"심리적 압박 추정"
 
출발 대기 중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내식 공급 문제로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운항이 지연되는 사태가 이틀째 계속되고 있다.

기내식을 제때 싣지 못해 국제선 출발이 늦어지고, 일본·중국 등 항공편 일부는 기내식을 아예 싣지 못한 채 출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2일(한국시간)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국제선 7편이 기내식 문제로 1시간 이상 지연 출발했고, 16편은 기내식이 없는 상태로 운항했다.

기내식 공급부족 사태가 시작된 전날에는 국제선 80편 중 53편이 1시간 이상 늦게 이륙했고, 38편에 기내식이 실리지 않았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1시간 미만 지연 사례까지 포함하면 지연 운항 여객기는 더 늘어난다. 항공기 1대 운항이 지연되면 이어지는 항공편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연쇄 지연으로 인한 승객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은 기내식을 모두 실어 내보내고 있지만 일본·중국 등 근거리 노선 일부에는 기내식을 탑재하지 못한 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기내식을 받지 못한 승객들에게 30∼50달러 상당의 쿠폰(TVC)을 지급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날 인천공항 출국장은 '기내식 대란'으로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출장, 해외여행을 계획한 승객들이 출발 지연 상황에 대해 승무원들에게 문의하고, 일정 변경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느라 아시아나 탑승구 인근은 혼란스러웠다.

예기치 못한 사태로 승무원들도 공항과 기내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한 승무원은 "비행기를 타면 당연히 주는 것으로 생각하는 기내식을 승객에게 챙겨주지 못하는 민망한 상황"이라며 "결국 승무원들이 승객 불만을 다 떠안아야 할 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승무원은 "승객들에게 기내식을 하나라도 더 내어 주느라 승무원 몫의 기내식이 없는 비행기도 많다고 한다"며 "승객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이 식사도 제대로 못 한 채 비행에 나서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의 기내식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번 기내식 공급 문제는 지난 1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공급을 소규모 업체인 '샤프도앤코'와 맺으면서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는 당초 1일부터 신규 기내식 공급업체인 게이트고메코리아(GGK)로부터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지만 3월 신축 중인 GGK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임시로 3개월간 샤프도앤코에서 기내식을 공급받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하루 3천식을 공급하던 샤프도앤코가 2만∼3만식이 필요한 아시아나의 기내식 주문을 제대로 처리할 정도로 숙련도를 갖추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샤프도앤코의 한 협력업체 대표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A씨가 샤프도앤코와 함께 기내식 납품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최근 며칠 동안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납품 준비에 매달렸으며 전날 '기내식 대란'으로 심리적 압박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경찰이 수사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협력업체 대표 사망과 관련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샤프도앤코의 최대 생산 능력은 하루 2만식 수준이고, 외주업체를 통해서도 기내식을 공급받아 납품하기 때문에 일단 기내식 수량을 맞추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나는 "대량으로 기내식을 공급하는 일이 처음이라 음식을 그릇에 담고 박스에 쌓아 배송하는 등의 과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기내식 공급 문제가 빠른 시간 안에 해결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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