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신장로교회 권사 100세 맞아 가족들과 함께 생신축하 잔치

14일 주일 3부 예배 후 전교우 및 22명 증손주 등 가족 모두 모여 축하송
 
효신장로교회는 개척 이듬해인 1975년부터 신앙생활을 함께 한 서인자 권사(앞줄 중앙) 100세 생신을 맞아 축하잔치를 열었다. 


주일인 14일 오후 12시 30분 뉴욕 퀸즈 플러싱의 효신장로교회 친교실에는 수백명 교인들이 함께 부르는 “100세 생신 축하합니다”라는 축하송으로 가득했다. 

100세의 주인공은 이 교회 서인자 권사. 장녀 박민정목사 부부와 차녀 김민선 집사 부부가 “효신교회에서 어머니 100세 생신축하 잔치를 열어 함께 축하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교회가 흔쾌히 받아들여 이날 주일 3부 예배가 끝난 직후 서권사 직계 22명의 가족과 함께 100세를 축하한 것. 

개척초기 서인자 권사를 영적으로 양육한 효신장로교회 방지각 원로목사는 이날 “교회를 개척한 초기에 함께 했던 시절이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면서 “100세에 도달하기까지 그동안 죽음의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긴 서인자 권사님은 하나님의 큰 사랑을 받으신 분”이라며 “선한 싸움을 싸우며 달려갈 길을 가시면서 주님이 부르셔서 만나는 그때까지 믿음의 승리를 거두길 축복한다”고 축하했다. 
 
서인자 권사는 "효신교회에 예배드리러 오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해 성도와 가족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맨좌측 방지각 원로목사와 맨우측 문석호 담임목사 


효신교회 개척 이듬해인 1975년 방지각목사와 만나
문석호 담임목사는 “100세 장수는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축하인사를 전하면서 “가장 보수교회인 서울 청량리 동도교회에서 당시 최훈목사님과 함께한 신앙생활로 가문이 믿음의 가문으로 이어진 것을 더더욱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또 문목사는 “서 권사님께서는 효신장로교회가 개척한 지 1주년 때 방 원로목사님을 만나 이민 45년을 교회와 함께한 분”이라고 소개하고, “할머니의 이같은 믿음의 DNA를 잘 이어받아 신앙생활 잘 하는 후대자손들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특히 문목사는 “미국 이민사회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자손들은 호텔이나 연회장에서 생일축하를 하는 게 관례”라며 “하지만 서 권사님의 자녀들은 모두가 엘리트로서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한 분들임에도 어머님의 모교회인 효신교회에서 이렇게 잔치를 마련한 것을 보고 믿음 안에서 잘 자랐다는 생각을 했다”며 격려하기도 했다.  

서인자 권사는 문석호목사가 “가장 좋아하는 한가지를 말씀해 달라”고 질문하자 “효신교회에 와서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것”이라고 말해 가족들과 교우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문석호 담임목사 “호텔과 연회장 아닌 교회서 잔치” 감사
효신장로교회가 마련한 이날 100세 축하연은 양군식장로(시온성가대 지휘자)의 사회로, 박글로리아 전도사의 ‘내 영혼이 그윽히 깊은데서’의 독창과 이현우,이유진학생의 바이올린과 첼로 듀엣, 교우들이 부르는 축하송과 서인자 권사 약력소개 및 꽃다발 증정(강우주 어린이), 케익커팅, 가족인사 순으로 진행됐다. 

서인자 권사는 삼일운동이 일어나던 1919년 함경남도 신포시 최대 부잣집에서 태어나 선교사가 세운 영생여고에서 공부하며 신앙생활을 했다고 장녀 박민정 목사가 전했다.

당시 16세 때 세례받은 서 권사는 곧이어 일본 동경여자대학교에 유학할 정도로 공부에 열심을 보여, 어려운 약학공부를 마치고 다시 귀국해 경남도립병원에서 약사과장으로 부임했다고 밝혔다.  

이후 서울로 자리를 옮긴 서 권사는 동대문 근처 제기동에서 약국을 개업해 당시 청량리에서 가난한 지역민과 사역하던 동도교회 최훈목사를 만나 신앙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서인자 권사 100세 생신잔치는 장녀 박민정 목사와 차녀 김민선 권사의 요청으로 교회에서 열게됐다. 우측 박민정 목사는 미국장로교(PCUSA)소속으로 12년간 병원원목으로 섬기다가 지난해 은퇴했다. 


일본 유학으로 약사 자격취득…이웃사랑 실천 확대
박민정 목사가 말하는 어머니는 매우 굳세고 강인하면서도 사랑이 풍부한 분으로 기억했다. 

“결혼 20년 후 아버지와 사별한 어머니는 약국을 운영하시며 가정을 돌보셨습니다. 소천하신 아버님도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하신 분이었지요. 어머님은 당시 가난과 여성으로서 위축된 이웃들의 어려움을 자신의 문제로 생각하시고 약국을 상담실로, 의무실로, 때로는 기도실로 공간을 내주며 많은 여성분들에게 희망을 준 분으로 기억합니다.”

서인자 권사는 이화여대 법대를 졸업한 장녀와, 같은 대학교 가정학과를 졸업한 차녀, 그리고 미국 코넬대학교 의과대 교수직에서 지난해 정년 퇴임한 맏사위와 또 현직 의사직에서 은퇴한 둘째 사위가 어머니 서 권사의 곁을 든든히 지키며 끝까지 효심을 다하고 있다. 

자손 모두 신실한 크리스찬으로 성장 '큰 기쁨'
장녀 박민정 목사는, 미국 이민생활 뒤늦게 뉴욕신학대학교(NYTS)에서 신학에 입문, 박사학위(D.Min)까지 취득한 후 뉴욕 롱아일랜드 윈드롭 병원(Winthrop Hospital)에서 원목으로 풀타임 12년을 사역하고 지난해 은퇴했다. 현재는 미국교회를 섬기는 중이다. 

박민정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흔히 예수님 잘 믿으면 가정이 복되고 자손도 잘 된다는 말을 듣습니다. 저희 어머니 서인자 권사님께서는 전문직으로 평생을 사시면서도 예수님의 사랑을 날마다 실천하신 분으로 기억합니다. 어려운 사람을 그냥 보내시지 못하세요. 한국에서 어려운 시대를 잘 견디셨다가 미국에서도 믿음 안에서 저희를 잘 키워주신 어머님의 사랑 그리고 그 사랑을 통해 우리 가문을 돌보신 하나님의 은혜에 더욱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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