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즈지역 코리안타운 상징조형물 '장승건립' 추진…교계 일제히 ‘강력 반대’

8일 뉴욕교협 및 이승만기념사업회 뉴욕지회, 주최측에 장승건립 반대 공문 전달
 
뉴욕교계는 뉴욕 퀸즈 노던블러바드와 유니온 스트릿에 위치한 Bank of Hope 건물 우측 도로변에 코리안타운을 상징하는 조형물로 장승건립을 추진한다는 유니온상인번영회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Bank of Hope는 장승건립 등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한인 이민자 밀집지역인 뉴욕 퀸즈 노던 블러바드 유니온 상가 인근에 장승건립이 추진되는 가운데 뉴욕 교계 단체가 일제히 유감의 뜻을 표명하며 이를 추진하는 유니온상인번영회(회장:임익환) 앞으로 8일 오후 2시 반대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니온상인번영회는 뉴욕시교통국(DOT)의 조형물 조성사업 지원금으로 한인커뮤니티를 상징하는 조형물로 장승건립을 확정하고, 지난달 중순부터 시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이 지역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뉴욕교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가운데 교계의 입장을 서둘러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장승건립 반대공문은 대뉴욕지구 한인교회협의회(회장:정순원목사)가 지난 5일 작성한 것으로, 그로부터 사흘 후인 지난 8일 유니온상인번영회 임익환 회장에게 전달됐다. 

하지만 임익환 회장이 한국출타 중이어서 직접 전달은 성사되지 못한 채 임 회장 사무실 관계자에게 전달했다고 교회협 서기 이창종목사가 전했다. 

상인번영회측 “다민족 지역에서 한민족 상징을 위해 설치하려는 것”
뉴욕교계 “장승건립 확정 추진에 당혹…'장승은 미신' 한국상징 아냐”
“한인동포 모두가 공감하는 보편적 상징물로 대체되도록 여론수렴을”


이날 전달에는 교협 회장 정순원목사와 이승만기념사업회 뉴욕지회장 김명옥목사를 비롯 이종명목사, 이창종목사, 박정오목사, 정대영목사, 안경순목사 등 7명이 함께 나섰다. 

이에 앞서 7일에는 장승이 설치되는 도로변 건물인 ‘Bank of Hope’ 지점장에게도 장승건립 반대공문을 전달해 교계의 반대입장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장승은 미신의 상징, 다른 조형물 대체해야"
뉴욕교협은 ‘플러싱 코리안타운 상징 장승 건립에 대한 반대 제안’이란 제목의 공문을 통해 “뉴욕에 사는 한인 동포들의 70~80%에 해당하는 그리스도인들이 통행하는 거리에 미신의 상징인 장승을 세우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뉴욕동포를 화합하는 차원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다른 조형물로 대체해 주시기 부탁한다”고 밝혔다. 

이 공문은 이에 앞서 “장승이란 한국 고대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거나, 세워 놓고, 무사안일을 비는 대표적인 미신적인 샤머니즘(Shamanism, 우상숭배)이다”라고 밝혀 뉴욕의 모든 교회가 수용하기 어려운 점을 명시했다. 

공문은 또 “노던Blvd.와 유니온St.지점에 위치한 Bank of Hope 플러싱 지점 앞 도로변에 한국조형물, 장승을 세우는 것이 유력하다는 보도를 접하고, 뉴욕일원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뉴욕교협은 임역원 명의로 작성된 장승건립 반대 공문을 유니온상인번영회측에 8일 전달했다.


뉴욕교협 회장 등 임역원 명의로 공문 전달
이 공문은 회장 정순원목사와 총무 이은수목사, 서기 이창종목사, 지역교류위원회 안창의목사, 다문화위원회 심화자목사, 증경회장 이종명목사, 증경회장 송병기목사, 국제사회분과 위원회 박마이클목사 명의로 보내졌다. 

교협 회장 정순원목사는 “장승은 미신적인 행위를 부추길 뿐만 아니라 교계에서는 한민족을 대표하는 상징이 아니라 일종의 우상으로 본다”며 “장승이 세워지는 도로변의 은행 지점장에게도 같은 공문을 전달해 반대입장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승만기념사업회 뉴욕지회 사무총장이면서 교협 전회장인 이종명목사도 “며칠 전 전화통화를 하며 중국인을 비롯해 타민족들과 함께 살면서 한국민족의 상징을 조형물로 나타내고자 한 것이라는 임 회장의 입장을 들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장승건립 변경에 대한 그 어떤 입장도 듣지 못해 오늘 공문으로 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교협 전 회장 신현택목사도 “한인커뮤니티를 대표하는 조형물을 건립할 생각이었다면 처음부터 여론조사 과정을 거쳤어야 맞다”면서 “상인들의 입장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이 문제는 여론을 잘 수렴해서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향후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윤영호 기자  yyh6057@kukminu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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