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김재열목사(20)"재정비리...목사가 집샀다" 계속되는 불신의 돌팔매

뉴욕센트럴교회 성도들이 2014년 11월 새 예배당 착공식에서 기도제목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고 있다. 성도들의 종이비행기는 타임캡슐에 봉인됐다. 


교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점점 줄어들었다. 성도 수가 600명대로 떨어졌다. 성도들이 떠나는 이유도 여러 가지였다. 자녀들이 싸웠다고 떠나고, 인사성이 없다고 떠났다. 보기 싫은 사람이 있어서, 친한 교우가 안 나와서, 집이 멀어서 떠난다고 했다. 교회가 시끄러워 떠난다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 작정헌금의 부담을 피하려는 명분이었다. 어쨌거나 교회를 은혜롭게 이끌지 못하는 시간 시간이 괴로웠다.

그즈음 서울에서 전화가 왔다. “김 목사, 나 김명혁 목산데… 여기 와서 목회하면 어떨까.” “네? 목사님,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떠나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작정 헌금 부담에 성도들 교회 떠나고
비리조사 종결된 후에도 악성댓글 여전


생각 같아서는 미국을 당장 떠나고 싶었다. 그러나 재정 비리가 있다는데 해결하지 않고 떠나면 평생 주홍글씨처럼 달고 살아야 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힘들었다. 검찰 조사가 종결됐는데도 이 사실을 보도해주는 언론이 없었다.

여전히 불신의 돌팔매는 계속됐다. 같은 노회 목사들의 눈초리가 무서웠다. 교회 개혁과 정의를 부르짖는다는 언론은 연신 ‘찌라시’ 같은 소식을 쏟아냈다.

인터넷에도 악성 댓글이 달렸다. ‘재정 비리 운운… 목사가 집을 샀다!’ ‘박윤선, 김명혁 목사의 제자라는 사람이 어찌 그럴 수가….’ 어느 날 뉴욕의 동문 목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김 목사님,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IP주소를 추적해 악의적 글을 쓴 사람을 찾았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사는 후배 목사였다.

“이 목사, 인터넷에 악성 댓글을 올렸네요.” 그는 펄쩍 뛰었다. “뭐라고요. 난 그런 일 한 적 없습니다.” “솔직하세요. IP주소 확인해 볼까요. 선배가 곤경에 빠지면 이렇게 해야 하는 겁니까.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전화 한 통 해서 들어보면 알 텐데. 조심하세요.” “예….”

사람은 믿을 존재가 아니라 사랑해야 할 존재라는 말이 맞았다. 이때부터 교회 밖 출입을 끊는 습관이 생겼다. 심방도 할 수 없었다. 변명하러 다닌다는 오해를 받는 게 싫었다. 그래도 묵묵히 강단에 엎드려 자유를 얻곤 했다. 우리 부부는 오밤중에도 차를 몰고 존스 비치 바닷가에 가서 소리소리 지르며 하늘을 향해 울분을 토해내곤 했다.

이런 북새통에도 역사는 이어졌다. 정지 작업을 마치고 2014년 11월 30일 교우들이 모여들었다. 보이지 않는 얼굴도 상당수 있었다. 하나님은 앞장선 사람들을 통해 일하셨다. 기쁨과 감격의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 얼마나 기다리고 기다렸던가. 1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그런데 이 기쁨의 날에 역대 건축위원장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1대와 3대는 벌써 천국으로 갔다. 2대와 4대, 5대 건축위원장은 가깝고도 먼 길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6대 건축위원장이 새롭게 세워졌다. 교우들은 비전과 기도 제목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하나 둘 셋 신호에 맞춰 힘차게 날렸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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