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김재열목사(21)뉴욕센트럴교회로 개명...공동기도문 갖고 집중기도

뉴욕센트럴교회 성도들이 하루에 2번 이상 기도할 때 활용했던 '비전랜드 새 예배당 건축기도문'.


새 예배당 공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본의 아니게 이미지가 나빠진 교회 이름이 마음에 걸렸다. 2015년 12월 공동의회에서 교회 이름을 변경했다. 원래 미국 정부에 등록된 이름이 뉴욕중부교회(Central Presbyterian church of NY)였다. 벌써 영어권 교인들은 ‘센트럴처치’라고 부르고 있었다. 제직회에서 엉뚱한 이름보다 ‘뉴욕센트럴교회’로 바꾸자고 제안했고 그대로 결의했다.

이미지 나빠진 교회 이름 마음 걸려 변경
교회건축은 재정보다는 철저한 기도필요


이름이 달라지니 마치 새로운 교회 교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교회 건축은 기분만으로 짓는 것은 아니었다. 재정이 있어야 하지만 철저하게 기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모이면 기도하고 헤어져도 기도했다. ‘비전 랜드 건축 기도문’을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기도했다.

18년간 드린 기도의 횟수를 모두 합산한다면 셀 수도 없을 것이다. 착공하면서 입당까지 4년 동안에는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특히 공동 기도문을 사용했는데, 공적으로 모일 때마다 한목소리로 읽고 기도했다. 최소한 300명의 성도가 하루 두 번씩 낮과 밤에 기도했다. 기도 당번을 짜서 예배당 건축 현장에 가서, 중보기도실에서 기도했다.

착공한 후 4년 동안 성도들의 기도 횟수를 합산해 보니 무려 100만번 이상 기도를 드렸다. 나도 개인적으로 1만번 이상의 기도를 했다. 구하고(Ask) 찾고(Seek) 두드리라(Knock)는 ‘3K’ 전법을 사용하며 기도했다.

참으로 놀라웠다. 하나님은 기도 이상으로 응답해 주셨다. 미국 최고의 전문 건축 회사를 붙여 주셨다. 지난 13년 이상을 애를 먹이고 방해하던 시커먼 먹구름들이 쾌청하게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300명의 기드온 용사만 남겨 두셨다.

만약에 건축 도중에 느헤미야의 주도로 이스라엘 백성이 성벽을 건축할 때 비웃었던 ‘산발랏’(느 4:1)이 일어났다면 그 결과는 비참했을 것이다. ‘아, 이날을 위하여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그렇게 울었나 보다….’ 정말 쾌청한 날이 이어졌다.

어느 날 교회 건축을 맡은 R&M 컴퍼니 사장이 문짝 색깔로 12개 샘플을 꺼내 놓았다. 장로들은 모두 자기 취향의 샘플을 집었다. 도저히 의견 통일이 되지 않았다. 결국은 투표로 결정하고 헤어졌다.

하지만 마음이 영 불편했다. 자기가 주장했던 색깔이 선택되지 않았던 장로 얼굴이 자꾸만 어른거렸다. 카펫 색깔로 교회가 갈라졌다는 얘기가 생각났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다. “사장님, 아까 결정은 캔슬입니다. 앞으로 모든 것을 위임합니다. 더 이상 묻지 마세요.” 그 후로는 다시는 모이는 일도 없었다.

예배당 건축은 문짝 색깔 하나 결정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그때부터 수많은 결정이 기다리고 있었다. 문제는 제각각 결정하다 보면 동선이 꼬이고 통일성도 없어진다는 것이다. 문 색깔이 천장과 바닥, 벽과 조화가 되는 것은 기본이다. 그렇게 비전문가들이 매번 모여서 하나하나 색깔까지 정한다면 한국식도 아니고 미국식도 아닌 국적 불명의 예배당이 탄생할 게 뻔했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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