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김재열목사(22)교회건물 반지하될 처지..."차라리 땅을 2m깎자"

2,700만 달러를 투입해 2017년 10월 뉴욕 올드웨스트베리에 완공한 뉴욕센트럴교회를 위에서 내려다 본 모습.


주님의 교회가 만신창이가 되고 공사에 어려움도 겪었다. 그때마다 성도들은 애간장을 태웠다. “하나님, 어찌 침묵만 하십니까.” 담임목사인 나는 이 말만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때가 되면 풀어 주실 것입니다. 우리가 모르는 주님만의 비밀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 보니 하나님께서 타운을 사용해서 왜 그토록 장기전을 펼치셨는지 깨닫게 됐다. 우리의 생각과 주님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 만약 교회의 요청대로 1300석 설계허가를 내줬다면 어떻게 됐을까. 입당 후 몇 년 만에 코로나19 사태로 쓰러졌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공사할 때마다 방해 공작 펼치는 당국
따 파자 최상급 모래 나와 공사비로 충당


전체 공사액은 2700만 달러(약 300억원)였다. 만약 타운이 허가를 일찍 내줘서 건축했다면 거액의 재정을 감당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주님은 온갖 ‘메기들’을 동원해 지연 작전을 사용하셨고 18년간 장기 분할 상환 방식으로 공사비를 감당케 하셨다.

타운은 건축법과 고도제한을 앞세워 예배당을 높이 올리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울며 겨자 먹기로 본당 건물은 땅을 파고 계단 8개를 내려가는 구조로 만들었다. ‘눈비가 올 때 어르신들은 또 얼마나 불편할까.’ 별도리가 없었다.

그런데 현장 사장이 이런 제안을 했다. “목사님, 계단을 내려가는 구조보단 차라리 땅 전체를 2m 깎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거 좋습니다.” “그런데 그 광활한 땅을 깎으려면 50만 달러가 추가됩니다.” “50만 달러라고요?” 그런데 막상 땅을 파면서 하나님의 놀라운 뜻을 알게 됐다. 롱아일랜드에서 최상급의 모래가 묻혀 있었다. 그 모래를 팔아 50만 달러를 충당하고도 남았다.

도시가스 설비 견적도 50만 달러나 나왔다. 워낙 땅이 넓으니 큰 도로에서 가스관을 끌어오는 데 돈이 든다고 했다. ‘아니, 툭하면 50만 달러야. 우리가 무슨 재벌인 줄 아나. 겨우 재정을 맞추고 있는데….’ 방법이 없었다. 침묵하며 하나님 앞에서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도시가스는 필수인데 도무지 대안이 없었다.

그러던 중 자문 변호사인 레빈이 아이디어를 냈다. 공사현장에 인접한 그린씨 집에서 가스관을 끌어오자고 했다. 1년 6개월을 설득해 허락을 받았다. “목사님, 이제 가스관 공사비가 4만5000달러로 확 줄었습니다.”

조경공사를 마쳤더니 스프링클러가 문제였다. 타운에 수도 연결 신청서를 제출했더니 단숨에 거절당했다. “우리 타운은 2000명 기준으로 수도시설이 설계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구가 갑절로 늘면서 용수가 절대적으로 모자랍니다. 교회에서 알아서 충당하십시오.”

또 얼마의 시설비가 늘어날까. 툭하면 돈이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은 다른 데 있었다.

“목사님, 동네 사람들에 따르면 깨끗한 지하수가 공사장 밑에 있다고 합니다.” “오,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그렇게 지하수를 개발해 1년에 10만 달러 이상의 수도비를 절감하고 평생 공짜로 쓸 수 있는 보물을 찾았다. 교회 건축은 결코 하나님이 외면하시지 않으셨다.

정리=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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